세계 경제질서의 재편성과 동아시아,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 (1)

 

글쓴이 이문근 (전북대교수·전자정보공학부)

들어가는 말

세계는 지금 세계사적인 측면에서 대 변혁의 핵심부에 놓여 있다. 이는 2차세계대전 이후 우리가 겪었다 그 어떤 변화보다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근본적 변화이다. 그 변화는 자본의 운동을 위한 환경의 변화이다. 자본은 끊임없이 활동한다. 자본은 이윤을 창출하는 곳이라면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창출과 그 이윤의 극대화를 위하여 격렬하게 활동한다. 그 표현양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하다. 제2차대전 이후 세계는 냉전시대를 맞아 달러의 단일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냉전이후 세계는 달러, 유로, 그리고 동아시아자본(이하 동아자본)이라는 삼극체제로 전환하고 있고, 국제자본은 재빠르게 이 체제로 재편성되고 있다. 미국은 이 변화에 철저히 저항하지만 자본의 운동이 필연적이라면 그 대세를 꺾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한 편으로는 두극의 자본활동을 철저히 파괴하면서 한편으로 두극의 자본활동은 달러에 종속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부단하게 할 것이다.

우리 한반도는 그 변화의 한 중심에 서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아시아 자본의 대 통합이라는 변화의 한 중심부에 놓여 있다. 하나는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이며, 또 다른 하나는 정치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지정학적인 위치는 중국과 러시아 등의 대륙과 일본, 대만, 남아시아, 오세아니아와 잇는 물리적인 지정학성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동아시아 경제의 에너지원인 시베리아의 원유와 천연가스자원의 공급 및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및 오세아니아까지 포함한 물류유통의 핵심지임을 의미한다. 정치경제적인 이유는 동아시아의 국제질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북한의 전략적 무기와 자원이다. 여기에는 북한의 핵무기와 대류간탄도미시알과 원유, 우라늄 및 기타 자원을 의미한다. 북한의 결정에 따라 동아시아의 질서는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 질적인 변화에 따라 미국이 동아시아 경제권에서의 선점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거나 아니면 일본이나 중국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미국은 북한을 이제 적대의 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관계로 전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과의 관계를 적대관계로 몰아갈 경우 “동아시아의 뉴딜정책”에 해당하는 북한 개발이라는 동아시아 경제 통합의 시발점을 일본이나 중국에게 빼앗길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한반도는 이제 그 역사를 반복할 수 없다. 우리는 보지 않았는가. 처절하게 싸운 우리의 역사를. 한말 우리는 열국의 힘의 논리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철저히 빼앗기고 말았다. 또한 이 자유를 찾기 위한 동학혁명은 일제의 총과 칼 앞에서 비참하게 깨져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의병운동, 항일운동으로 이어졌지만, 미국과 소련에 의한 해방이라는 명분 때문에 한반도가 분단되고, 우리는 좌우 갈등으로 “미국 대 소련/중공”이라는 확대 전쟁으로 우리 3천만의 약 1/6~1/5 이 희생하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후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은 없어지고 불구대천지원수가 되고 말았다. 역사는 절대 약한 자의 편에 서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뼈저리게 체험한 민족이다. 과거 역사에서 힘없는 민족과 국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적을 보아오지 않았던가. 역사는 자연의 법칙이다. 힘이 있는 국가와 민족만이 살아남는다. 힘 있는 국가만이 민중의 희생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우리 한반도는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할 수 없다. 자본 운동에 따른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성과 그 연장선상에서의 동아시아 경제 구조의 변화,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의 한반도의 변화. 우리는 이제 그 변화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이제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외적, 내적 조건이 마련되고 있다. 우리는 그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의 힘으로 우리 한반도의 미래를 창조해 나가는 역사를 만들어야한다.



1. 재편되는 세계경제 - 3개의 경제 축: 달러, 유로, 동아자본

1991년 12월 소련이 붕괴하면서 2차세계대전 이후 지속되었던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세계 자본의 치열한 전쟁이 새로운 세계경제질서의 재편이라는 다양한 국제정치적 운동과 현상으로 표출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달러, 유럽연맹(이하 EU)을 기반으로 한 유로, 그리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동아자본.

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 최강국이라고 호언하던 미국은 클린턴 정부시간 세계질서를 주도하며 미국 신자본의 급성장에 힘입어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는 사이, 유럽은 재빠르게 유로화를 기반으로 1999년1월 유럽의 경제통합을 이루어내고, 나아가 정치적 통합, 즉 유럽연방체로서의 외교권과 방위권을 통합하고 있어, 명실공히 12개국 3억4천만 명에 달하는 하나의 경제·정치공동체가 탄생하였다. 그리고 냉전 이후 다양한 경제?정치적 변화를 격고 있던 많은 동유럽 국가들이 이 새로운 연방체에 급속히 합류하고 있어, 유럽은 미국과 같은 연방체가 될 것이다. 차이점은 경제, 정치, 문화적인 측면에서 미국은 중앙집중식이라면, 유럽은 분산식이라는 차이일 것이다.

이러한 유럽의 통합은 그 동안 2차대전 이후 미국이 누려왔던 엄청난 특혜에 위협이 되는 것이다. 특히 중동에서 1960년 OPEC 출범과 동시에 세계 경제의 연료라 할 수 있는 석유 판매의 기본 화폐로 달러가 사용된 이후 전세계 물류의 약 10%를 차지하는 원유와 이에 종속된 관련산업으로 달러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약 60~70%였던 것을 평가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유로화의 영향으로 달러의 약세는 당연한 결과이며 이 약세를 극복하기 위한 미국의 몸부림은 발악에 가까울 것이다. 단편적인 예로 유로 출범 1년 전부터 1998년에 코소보사태가 발생한거라든지, 1999년 3월 유로 출범 3달이 되기도 전에 나토가 이 사태에 개입을 한 거라든지, 유로자본 활동의 연료인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중아아시아에서의 정치적 불안과 미국의 군사적인 침략 및 점령한 것들은 분명 유로자본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초전임이 분명하다. 특히 에너지측면에서 중동에 대한 유로자본의 밀접한 종속성을 감한해 본다면 지난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침략은 유로자본에 결정적인 치명타를 입히기 위한 미국의 계획된 하지만 필연적 결과인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이러한 달러자본의 약화를 극복하고 유로자본의 지배력과 지도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제3세계, 즉 중앙·남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침략과 착취는 더욱 극악에 달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에서의 1997년의 아시아 금융사태는 이러한 치략과 착취의 전초전에 불과한 지도 모른다.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로자본이 통합되는 동안, 일본은 아시아에서의 그 막대한 엔화의 영향력, 즉 양적 조건을 유로자본과 같이 동아자본으로, 즉 질적 변화를 이루어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일본의 아시아에 대한 도덕성의 결여와 미국에 대한 일본의 정치적 종속성에 달려있었다. 독일은 1945년 제2차대전의 책임으로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되었다. 그리고 특히 서독은 이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국내외적으로 부단한 노력을 철저히 해 왔다. 반면,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책임이 미국에 의하여 면제되었다. 결과 일본은 미국의 주도 하에 정치·경제·사회 전반에서 대부분의 제국시대 주체들이 세력을 유지하였고, 엉뚱하게도 한반도가 전쟁의 승리자들, 즉 미국과 소련에 의하여 분단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미국에 의하여 과거를 반성하고 국제사회에서 그들의 부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일차적으로 상실하였다. 그리고 미국의 보호아래 정권을 장악한 보수 반민중 세력들은 그들이 20세기 초부터 1945년까지 침략한 아시아 국가에 대하여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회피해왔다. 해마다 반복되는 신사참배나 역사교과서 문제만 보더라도 그들의 부도덕성이 얼마나 심각한지가 단편적으로 알 수 있다.

분단된 독일은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이루어냈다. 도덕성을 회복한 독일과 마르크 자본은 통일과 더불어 결국 정치적으로 미국에 대한 종속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결과를 주도했다. 이는 자연 유로자본의 통합의 원동력이 되었다.

반면, 분단되고 도덕성 회복을 위하여 철저히 정화되었어야 할 일본은 미국에 의하여 그 책임성을 용서받고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국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의 혜택으로 엄청난 경제의 호황기를 누리고 거대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 즉 달러자본의 이익을 위한 기지국으로서, 냉전시대에는 소련과 중국을, 소련 붕괴 이후에는 중국을 견제하는 지정학적 전략 임무는 부도덕성과 더불어 이러한 자본의 동아자본으로서·경제·군사적으로 미국에 종속되었기 때문이다. 단편적인 예로 1985년에 있었던 플라자 합의에 의한 엔화절상은 달러당 240엔 하던 환율을 달러당 120엔대로 2배가 수직상승하였다. 이것은 결국 일본의 거품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고, 결국 그 동안 호황을 누려왔던 일본경제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반면 미국에게는 소련과의 냉전에서 허덕이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미국경제를 부흥시키는 하나의 조건이 되었다. 하지만 미국은 어떤 형태의 정치·` 군사적인 변화에 의하여 동북아시아 질서가 변화가 변화되고 이에 따라 일본이 미국의 정치군사적인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고 나아가 동아자본을 주도할 단 하나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위한 부단한 관찰과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단편적인 예로 1985년의 플라자 합의와 더불어 1997년의 IMF 아시아 금융사태 등은 이러한 미국의 영향력이 이 지역에 지속됨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아시아에서의 도덕적 정치력과 지도력을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력은 미국에게 동아시아에 잠재되어있는 동아지본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에 항상 민간하게 반응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달러자본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하여 항상 동아시아의 질서를 미국의 주도하에 유지 및 관리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유로자본의 통합과 같은 엄청난 손해를 동아시아에서도 감수해야 할지 모르게 때문이다.

2. 21세기 비단길과 담비길 : 아시아 대륙횡단 철도

(유로 ~ 동아자본)

냉전 이후 러시아와 중국은 경제적인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격고 있는 나라들이다. 그리고 이들 나라들은 일본, 한국, 대만과 함께 새로운 동아시아에서의 경제 질서를 확립하고 나아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동아자본 형성, 그리고 동아시아 경제와 유로 경제의 의존도를 증진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일본, 중국, 시베리아, 한국, 대만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잠재 경제력은 세계경제의 약30%에 육박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잠재력을 향후 동아시아에서 유로과 같은 단일 경제권 및 동아자본 형성이라는 결과를 요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동아자본이 대륙횡단 철도와 도로 등을 통하여 유로자본과 연결되어 거대한 연대 자본을 형성할 경우 미국의 달러자본의 헤게모니는 당연히 위협받게 될 것이다. 특히 대륙횡단교통수단을 통한 동/남아시아에서의 유럽으로의 물류유통비용과 시간이 약 1/3정도씩 감소한다니, 이는 남아시아 전체와 오세아니아까지 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은 유로자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동아시아에서의 변화와 변화의 구조적 원인에 철저히 대처하고 있다. 우선 군사적 지배력을 계속적으로 강화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과 그 배후에 괌과 하와이, 알라스카, 그리고 미국 워싱턴 주를 연결하는 태평양 사령부의 변화를 보면 단편적으로 알 수 있다. 동아시아에서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위한 군조직의 재편과 기동성을 살리기 위한 공군과 특수부대 위주의 편대 구성 등. 그리고 일본, 한국, 대만, 필리핀과 같이 미국의 동아시아 방위선상에 있는 나라에게 MD 구축과 현대화라는 명분으로 미국의 첨단 무기를 강제적으로 팔아넘겨 미국 구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그들의 행태는 너무도 식상하고 구태한 상습적 방법이 아닌가.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지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국방비(2004년 기준)의 약 55%가 미국의 무기를 구입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니 우리나라의 자주국방은 요원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특히 이러한 수입은 미국과의 정상수지에는 반영이 되지 않는다고 하니 우리의 경제지표에 커다란 오류가 있음은 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여기에 유학, 여행, 그리고 문화 및 교육 비용까지 포함한다면 그 오류는 더욱 심각할 수도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이익, 즉 달러자본의 이익 때문에 정치적으로 미 방위선상에 있는 나라에서 진보적인 세력들이 민중의 힘을 업고 정권을 쟁취하는 데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경우가 아마도 일본, 한국,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다. 베트남을 제외하고 나머지 나라에서 발생하고 대분의 정치적인 문제는 미국의 의도가 다분히 반영된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미국은 보수세력들 간의 문제를 극대화 시켜 민중의 저항을 왜곡하는 사례들이 많다.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외국자본의 침략을 격는 민중들은 그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고 침략에 저항하기 위한 다양한 정치·경제·사회 활동을 통해 대중적인 힘을 조직해간다. 이러한 힘이 어떤 임계치를 넘게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역량이 폭발하여 사회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혁명과 개혁이 이루어진다. 베트남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미국은 베트남과의 전쟁에서 배운 교훈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이러한 나라에서의 정치경제적 변화와 진보적 세력의 행보, 그리고 민중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 및 대처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나라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항상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조금 진보처럼 보이는 보수 (2002년 당시 민주당)와 보수처럼 보이는 보수 (2002년 당시 한나라당) 문제로 왜곡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적인 면에서 보면 두 보수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치열한 싸움을 보았다. 그리고 민주당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최후의 승리를 하였다. 그러나 이 두 정치집단 사이에는 정책적 차이가 크지 않음을 언론과 지식인들은 부각시키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언론과 지식인 역시 보수적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은 외면당한 채 지역감정에 계급감정 및 세대감정까지 겹쳐 “노무현 대 이회창”이라는 구도에 휩쓸려 진보적 정책을 주장하는 민노당과 같은 정치집단의 입장을 사실상 상당부분 외면해왔다. 하지만 “미국에 할 말은 하겠다”라고 호언장담하던 노무현 당선자가 취임 후 소파 한미군사협정 개정 및 패기 문제, 이라크 파병 문제, 남북6·15평화협정 이행 문제, 6자회담 문제 등에서 보여준 비자주적 정책결정은 민중들에게 노무현 정권은 또 다른 보수 정권임을 깨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도는 다시 열린우리당(이하 열우당), 탄핵 및 탄핵반대, 그리고 대선이라는 선상에서 우리의 구조적인 문제를 감정적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유도하고 있다. 즉 열우당, 민주당 그리고 한나라당은 동일한 친미보수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본질을 외면당한 채 그 현상에만 집착하여 반탄핵세력화, 즉 반민주당, 반한나라당의 입장에서 친열우당 세력화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것이 열우당과 노무현 정권이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과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 사회에서 진보주의 세력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빼앗기고 있는 지도 모른다. (민노당에 대한 지지도가 꾸준히 약 7.5%대까지 성장하다가 탄학과 반대운동확산이후 지지도가 약 4.5%까지 하락하였다. 다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미국이 바라는 궁극적으로 정치적 구도인지도 모른다. 경치·경제적으로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진보적 세력의 정치적 성장을 허용할지 않을 거라는 것이 미국의 입장일 것이다. 그 이유는 진보적 정당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때에는 외국자본 특히 달러자본은 그 막대한 이익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그 이익을 보장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는 것을 허용하고 유도하기까지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박정희 정권와 전두환 정권이 아니던가. 다른 나라의 경우도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러한 정치적인 배경과 입장을 바탕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은 달러자본이 동아시아를 장악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97년의 아시아에서의 금융위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97년 금융위기를 통해서 그 동안 축적된 우리 자산의 약 1/3이 헐값으로 외국자본에 넘어가고, 우리 주식 시장의 약 50% 이상을 외국 자본이 장악한 것(2004년 2월 기준)은 미국이 동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그들이 한국 경제를 장악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도임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인식해야 될 중요한 내용은 당시 김대중 정권은 이러한 미국 자본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정책들을 발휘해다는 것이다. 미국의 자본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데 남북6·15평화협정이 문제겠는가. 미국도 잘나가는 미국 신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클린턴 대통령의 여자문제가 문제였겠는가. 이러한 아시아에서의 미국자본의 독점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즉 제2, 3의 금융위기가 반복될 거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미국이익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을 때까지. 그런데 왜 한국이 이런 미국자본의 대표적인 피해국이 되어야 하는가. 아니 식민지가 되어야 하는가. 그 배후에는 미국이 동아시아를 인식하고 있는 경제적 전략을 이해해야 한다.

(이글은 세 번에 걸쳐 게재될 글의 첫 번째 글입니다.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글들이 다음 호에 연속 게재될 것입니다.)
 
(20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