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강현욱 도지사의 도정을 진단하고 전북 발전의 비젼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

글쓴이 열린전북 편집부
월간 「열린전북」( www.openjb.co.kr )과 전북인터넷대안신문 「참소리」( www.cham-sori.net )가 공동기획으로 마련하였다.

장소: 열린전북 편집위원장 연구실
시간: 2005년 1월 18일 오후 2시-3시50분
참석자:
심회무 - 새전북신문 정치부장
김영기 - 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이문근 - 열린전북 편집부위원장
이정덕(사회) - 열린전북 편집위원장

사회: 먼저 지난 2002년 경선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강현욱 후보 캠프의 선거기획실장이 경선비리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그리고 당시 선거인명부를 바꿔치기를 한 이유로 덕진지구당 여성부장도 구속됐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김영기 : 지난 2002년 새천년 민주당 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이제 검찰에 의해서 수사가 이뤄지고 사법처리가 되고 있습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강력한 경찰수사를 통해서 철저히 사실을 규명해야 합니다. 선거인단 196명을 바꿔치기 한 것은 이승만 독재시절의 투표함 바꿔치기와 같은 것으로 기본적인 선거질서를 파괴한 것이고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입니다. 이것은 일회성 수사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수사해서 이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발본색원하는 게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이 사건이 이뤄진 덕진지구당의 당시 위원장이었던 정동영 현통일부 장관은 당시 경선잘못의 책임에 대해서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덕진지구당 위원장으로서 적어도 관리를 잘못한 도덕적인 책임표명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새천년 민주당 경선 과정이었기 때문에 민주당도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의사를 표명해야 합니다. 의사표명의 내용은 당시 경선과정이 원천무효였다고 선언해야한다고 봅니다.
이번 검찰의 발표를 보면 제보자 이기승씨뿐만 아니라 그것을 인정한 덕진지구당 당원은 불구속 입건 됐고, 계속 부정하고 있는 강현욱 캠프의 선거기획실장과 실제 바꿔치기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덕진지구당 간부가 구속됐습니다. 당시의 수표추적도 이뤄진 것도 알고 있고,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확실한 증거가 있으니까 검찰이 구속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당시 경선과정에서 강현욱 캠프와 관련된 사람들이 군산, 완주, 김제 등에서도 금품수수, 매표행위 등으로 사법처리 됐습니다. 선거인단 바꿔치기나 매표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강현욱 지사는 부정한 방법에 의해서 후보자로 선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사법적인 판단이나 또는 구속 등의 사건으로 볼 때, 강현욱 지사는 지사 자격을 법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도덕적인 면에서는 지도력을 상실했다고 봅니다. 선거인단 196명을 바꿔치기 했고, 매표행위 등으로 상당한 표를 매표했습니다. 표 차이가 30여 표인데 그 이상을 매표 등 불법적으로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강현욱지사는 이미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적 선거질서를 회복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강현욱 도지사가 소속된 열린우리당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하여 강현욱 도지사의 책임이 드러나면 제명처리 해야 합니다. 도지사가 여러 경선비리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도민들에게 사실을 공개하고 심판받아야 합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지고 강현욱 지사가 지사직에서 사퇴하는 것입니다.

심회무 : 저는 경선 당시 정치부 취재기자여서 여러 의혹들을 현장에서 봐왔고, 이러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투표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당시 전반적인 당내 분위기는 강현욱 도지사의 경쟁자인 정세균 의원이 되는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선거결과 의외의 결과가 나와서 취재기자로서 궁금하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취재현장에서 돈 뿌린 사건들, 대표적으로 소양 파출소에서 돈봉투가 난립한 현장, 김제에서 상당한 액수의 돈을 뿌려서 관계자들이 선관위에 조사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이 선거는 돈 선거의 일환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덕진지구당 뿐만 아니고 부안, 김제, 익산 등지에서 여러가지 증언을 청취했었습니다만 지금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은 부정선거 의혹들이 제기되었고 충분히 의심할만한 정황들이 있습니다. 그 당시 강현욱 캠프에서 상당한 규모의 돈을 썼다는 여러 말들이 있었습니다.
일부 금품수수, 매표가 드러나 재판을 받았고 이번에 덕진지구당의 선거인단 바꿔치기가 드러나 검찰에 구속되게 된 것입니다. 덕진지구당에서 바꿔치기 된 게 196표라면 35표 차이에 의한 당선은 무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소시효가 지났고 또한 직접적인 당사자로 검찰이 지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현욱 지사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캠프의 선거기획실장이 주도한 경선비리의혹이어서 도덕적인 측면에서 강현욱 지사는 분명한 해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선거기획실장의 구속이 강현욱 지사의 재선가도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요?

김영기 :실질적으로 강현욱지사는 재선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거취표명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 강현욱 지사는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불출마선언을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본인이 이번 의혹을 인지하지 않았었다고 주장하더라도 핵심 참모에 의해서 저질러진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재선에 나선다고 해도 도민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도덕적 책임추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심회무 : 현재 상태로 보면 법적 책임은 아니지만 도덕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도민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기 때문에 강현욱 지사가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입장을 밝혀야만 됩니다. 지금 지사직을 사퇴를 한다는 것은 정치적 혼란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이러한 도덕적 책임 때문에 강현욱 도지사가 재선에 도전하면 선거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차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강현욱 지사는 큰 정치적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강현욱 지사는 재선을 준비하고 있는 게 여러 가지 사례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강현욱 지사의 비서실장이었던 임재식씨가 비서실장직을 그만두면서 선거준비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상 재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이런 사건이 터져 재선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경선비리의혹이 도민 인식 속에서 어떻게 가늠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또한 그 동안의 도민의 선거과정을 봤을 때 이러한 사건에 투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재선은 먼저 열린우리당의 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열린우리당 경선에서 당원들이 투표를 할텐데 저번 경선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또 다시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찍은 사람 또 찍거나 또는 자기 식구 감싸는 그런 투표행태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번 사건이 경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열린우리당의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되면 88년 이후에 지속된 쏠림현상 이른바 ‘싹쓰리’ 현상으로 봤을 때,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경선비리의혹들이 충분히 이슈화되지 못하고 묻힐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또한 선거는 아직 1년반이 남았습니다. 경선비리 등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시간이 어물어물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희석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경선비리의혹과 구속이 도지사 선거에서 그렇게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년이 지나면 비리의혹은 희석되고 정책적인 문제나 강현욱 지사의 캐릭터 등이 더 중요하게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

사회: 그렇다면 강현욱 지사가 이번 경선비리의혹과 관련하여 입장표명을 하던지 사과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심회무 : 현재로서는 없다고 봅니다. 그 동안의 강현욱 도지사 스타일을 봤을 때 절대 공개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사회: 이제 구속된 것에 불과해 다음 선거 이전에 1심에서 판결이 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비리의혹이 사실로 확정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유죄판결이 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까?

심회무 : 강현욱 지사의 선거와 관련해서 사무국장을 했던 사람들 상당수가 구속이 됐었고, 일정한 형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때 당시에만 조금 논의하다가 벌써 그 사건들은 대부분 잊혀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항소심이 있을 것이고, 계속 시간을 끌기 때문에 최종판결은 선거 전에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희석될 것이다.
이제까지 경선과정에서 강현욱 후보 캠프와 관련이 됐던 안됐던 여러 명이 사법적 처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해서 도민들이 책임을 물었거나 입장표명을 요구했던 적은 없습니다. 결국 당선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는 사회적 분위기였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보면 이번 선거인단 바꿔치기 의혹도 범도민적으로 이슈화되기보다는 일부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이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수준으로 그칠 가능성도 높습니다. 아직도 민주적 절차를 위반한 것에 대해 적당히 눈감아주는 것이 도민의 분위기로 생각합니다. 민주적 절차보다는 당선자 위주로 생각하는 도덕적, 법적,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한, 이 문제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영기 : 저는 도민들의 무관심으로 경선비리들이 희석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거 총선연대의 활동결과가 보여주듯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국민들이 분노는 높습니다. 경선비리 문제는 시민단체들에 의해 계속 제기될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이 정당 경선에서도 일차 걸러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도민들도 표로 명확하게 도덕적인 문제 등에 대한 의사표명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대통령을 탄핵한 파렴치한 의원들을 대부분 퇴출시켰습니다. 그런 과정을 보면 시간이 지난다고 희석되거나 또는 도민들이 도덕적인 문제나 비리문제에 대해 관심이 약하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여러 경선비리의혹들이 정확히 도민들에게 알려진다면 강현욱 지사는 도정을 제대로 운영하기가 힘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회: 공약과 공약실천문제로 넘어 가겠습니다. 강현욱 도지사가 2002년 출마하면서 약 63건의 공약을 발표했고, 그 중에 작년 전반기까지 9건이 마무리 됐다고 합니다. 물론 나머지는 진행 중인 사업이 많고, 실행되지 못하는 것도 있는데, 강현욱지사의 공약실천 정도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료를 보니까 2004년 전반기까지의 자료만 있어서 전반기까지만의 내용으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정덕 : 아무도 말씀 안하시는군요. 제가 사회자이지만 이 부분을 조사했으니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행정과 관련해서 완료된 공약은 전북발전연구원 설립, 재정진단제도 도입, 산업정보망구축,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연쇄점 설치, 사회복지관 확충, 분뇨처리시설 확충은 이미 마무리 됐다. 하지만 다임러 유치는 이미 불가능해졌고, 농촌출신에 대한 장학숙도 거의 진전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일부 진전된 작업을 보면 관광 쪽에서 대부분 공약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고 경제분야 경우에는 자동차 부품산업 혁신센터 직접화, 또 생명공학 육성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히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각종 도로건설이 공약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큰 진전은 없어 보입니다. 노인복지센터 건립과 지원확충, 노인 일거리 제공 등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것은 국고지원 예산이 필요한데, 국고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공약들에 필요한 예산들이 7조 5천억원쯤 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전라북도에서 스스로 이것을 마련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점을 보면 공약을 만들면서 예산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불가능한 부분은 아예 공약에서 삭제하고 다른 공약으로 대체하는 작업들을 작년에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것은 현실적으로 잘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체적으로 공약을 실천해야하는 예산에 대한 점검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약들이 제시되었고, 그러다보니 국가예산만 쳐다보고 있고 국고지원이 부족하다보니 제대로 공약실천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심회무 : 강현욱 도지사가 내놓았던 공약은 전체적으로 대선 당시 새천년민주당이 내놓았던 공약과 일치하고 독자적인 공약은 사실상 거의 없는 편입니다. 양측의 공약이 비슷했고, 이미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완성하는 단계 아니면 연속사업의 단계가 공약으로 많이 제시되었습니다. 사실 획기적이라고 평가받는 공약은 없었습니다.
이행됐다고 하는 9건을 보면 전북발전연구원 설립이나, 재정진단제도 도입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고, 유종근 지사 때부터 추진돼 왔던 것들입니다. 전북발전연구원을 설립하는 문제는 이미 전에 작업이 돼있었고, 기금모금이 들어간 상태였다. 또 관광객을 위한 연쇄점 설치 등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오래전부터 준비가 돼왔었습니다. 사회복지관 확충, 축산분뇨처리는 국가적 정책에서 하기 때문에 특별히 도지사 개인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성과는 아니다. 공약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에 공약실천의 점검보다는 취임 이후에 새로운 정책들을 제대로 수립하고 수행했는지로 평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정책에 대한 문제는 조금 후에 논의하기로 하겠습니다. 정책에 앞서서 강현욱 도지사의 도정 장악력과 일의 추진력은 그 동안 제대로 이루어져 왔습니까?

심회무 : 강현욱 도지사의 스타일이 온정주의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온정주의라는 말이 강현욱 도지사를 잘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온정주의라는 말에는 정이 있고 인간적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공사 구분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현욱 도지사도 인정을 했었습니다.
온정주의는 공적인 일에 사적인 것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온정주의 때문에 도의 인사에서도 여러 번 난맥상을 보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직위승진을 통해 빠르게 승진된 사람들이 능력으로 평가받아 승진한 것이 아니고 후배라든가 연고에 의해 승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었습니다. 경찰의 고발을 받았던 사람이 오히려 승진에 발탁된 사례도 지적이 되었었습니다. 또 측근들을 전면 배치한 것도 하나의 조직차원에서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 중 현실을 도외시한 이상한 발탁도 있었습니다. 행정부지사를 정무부지사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번 연말에 단행된 국장인사에서도 정책적으로 큰 판단착오를 했던 사람이 핵심 국장자리에 오른 일도 있습니다. 인사원칙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인사를 통해서 도정이 발전하고 획기적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혼돈이 지속되는 것으로 볼 여지도 많습니다. 이러한 인사스타일로 도정을 장악하고 일을 추진하는 데 강현욱 지사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기 :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강현욱 도지사가 하급직원이 싸인을 해줬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했다가 그 뒤에서야 담당직원을 문책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 해프닝을 보면 강현욱 지사가 각 부서에서 이뤄지고 있는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가장 핵심이슈가 된 새만금사업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어제 행정심판의 권고조정안은 새만금을 해수유통 방향으로 하는 쪽의 입장을 많이 반영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위원회를 만들어서 다시 기본부터 점검하라는 권고안을 냈습니다. 강현욱지사가 새만금을 처리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영기 : 새만금 사업은 철저한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서 시작되어, 계속 번복과 갈등이 발생돼왔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전라북도 도민들이 새만금에 대해서 찬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일부 정치인들과 여기에 관련된 개발업자들, 일부 언론이 공조해서 여론을 왜곡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부터 유종근 지사 당시 협의회를 만들어서 재검토한 적이 있었지만 제대로 고민도 없이 시간만 보내다가 또 다시 저지됐고, 어제 새만금 관련 권한소송에서 일단 새만금에 대한 잠정중단과 권고안으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새만금은 참여정부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고,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오락가락한 측면은 있지만, 실제 현 정부나 여타의 지역에 사람들에게는 현재 새만금의 담수호와 매립 계획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많다고 봅니다. 새롭게 대안을 내놓는 방안 중에서 관광특구와 현재 있는 아직 미완성 구간을 다리를 놓는 방법으로 해수를 유통시켜서 추구하는 것이 현 정부 내에서도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전라북도와 관변단체, 반대언론은 마치 뚝을 막는 것만이 진리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입장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결국 정책적인 문제가 법원까지 가고 법원에서 새만금을 중단하고 새롭게 논의하라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새만금 문제는 이제 다시 원점에서 이해당사자 뿐만 아니라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충분한 논의하여 결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심희무 : 권고문을 읽어보면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많은 의혹들을 적나라하게 지적되고 있습니다. 물론 정책이 꼭 합리성을 띄어야만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약간은 오바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원 권고안은 이전까지 국민적 합의가 없이 정치적으로 고무된 상태에서만 논의가 됐던 새만금이 이제 합리성 부문으로 돌아오는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성을 찾아가는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할 때고 새만금 사업은 어쨌든 방조제를 90% 이상 진척됐기 때문에 그것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다시 논의가 돼야할 것입니다. 이번 조정안 등도 새로운 논의 과정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전북도가 마음을 비워야할 때가 됐고, 농림부도 속마음을 들어 낼 때가 됐다. 맹목적인 부처이기주의를 떠나서 국가경쟁력을 생각하는 차원에서 합의가 됐을 때는 도민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행정절차를 정책적으로 하지 않고 법원으로 갔다는 것은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서로 인식하고 개방된 자세로 논의하여 합의안을 도출해야 합니다.

사회 : 강현욱 도지사의 도정 하에서 주민들의 여론수렴은 충실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김영기: 부안 방폐장에 교훈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성과 변화없이 또 다시 군산에서 방폐장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전라북도의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론을 수렴하고 그에 기초해서 일을 수행해야 하는 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안 방폐장이 주는 교훈은 어떤 행정행위도 지역 주민들의 지지 없이 추진되고, 추진 과정에 필요한 여러 가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행정편의적으로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추진하면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정책은 갈등을 일으키고 참혹한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아직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모든 사업에 있어서도 부안 방폐장의 교훈을 삼아서 기획단계에서부터 도민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추진단계에서는 더더욱 민주적으로 의견을 수렴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전라북도는 그런 교훈을 현실적으로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강현욱 도지사의 리더쉽에서 이러한 민주적 여론수렴의식이 부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사회 : 방폐장에 대한 여론 등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고 일이 진행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심회무 : 방폐장 문제와 관련해서 이미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강현욱 지사의 스타일이 드러난 셈입니다. 정부에서도 부안방폐장의 여론수렴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강현욱 지사를 이해하는 측면에서 말한다면 강현욱 지사는 평생을 공직에 머물러 있어 명령식의 구조에 익숙해 있습니다. 결정이 되면 모두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발독재시대의 관료정치의 틀은 자치시대의 행정틀에 적용될 수 없습니다. 주민들의 발언권도 커졌고 주민들의 참여의식이나 문제의식도 커졌습니다. 이를 개발독재식 행태로는 반영할 수 없습니다. 개발독재시대에는 절차의 민주성이나 도덕성이 큰 문제가 되지 못했습니다. 결과만 중요시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절차의 민주성과 진행과정의 도덕성도 아주 중요해졌습니다. 강현욱 도지사가 이 부분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치시대에 필요한 과정들이 무시되면서 번번이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특히 참여정부와는 코드가 안 맞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민참여, 국민참여에 대한 철학이 부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것을 방폐장유친의 진행과정이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곳곳에서 나타난 도정의 난맥상들이 결과적으로 강현욱 도정의 스타일과 연계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관에서 결정하면 민에서는 따라와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안 방폐장유치가 왜 실패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시민단체들이 주민들을 선동해서 졌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절차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군산의 방폐장 유치 준비도 이러한 여론수렴의 문제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있습니다.
자치시대가 요구하는 행정의 흐름과 오랫동안 몸에 배었던 관료적 행정의 흐름이 충돌하고 있는 것은 전라북도에게도 불행입니다.

사회 : 이번에는 산업정책의 측면으로 넘어가 볼까요?

이문근 : 산업적 측면을 보면 다른 측면도 앞에서 말씀한 그러한 경향이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현욱 도지사의 정치적 역량, 정치적 능력과 성격 이런 부분들이 산업정책에서도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이전 유종근 도지사 시절에도 그랬지만 관료주의적인 특색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특성 중 하나가 산업정책에서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굉장히 폐쇄적이고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것은 내부에 전문성이 결여돼있는 측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IT 산업을 바라보는 도청이나 정책고문 위원들의 인적구성이나 인맥을 살펴본다면 전문위원들이 과연 얼마나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판단을 하는 것인지, 그리고 특정 산업을 결정하는 정책적 과정들이 얼마나 투명하게 되고 있는 지 등에 여론수렴과정과 전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소속돼있는 소수 집단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IT산업의 예를 보면 그러한 투명성이나 전문성의 결여가 나타나고 따라서 IT 산업의 분포도나 전문분야와 기술과 인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부족한 채 정책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실적인 분석에 기반을 둔 산업정책결정을 내리기 보다는 단지 서울이라든지 대전, 부산 등 산업분포적 특성에 맞는 분배주의 원칙에 의해서, 정부로부터 산업적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거시적인 목표치를 설정하고 그에 맞게 결정을 하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사회 : 전북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보니 너무 국가의 배분에 기대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되는 데 그렇다면 스스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분야가 있습니까?

이문근 : 물론 그러한 문제제기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국가배분에만 의존하다 보니까 커다란 것을 대규모로 유치하고, 하이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에만 치중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대체에너지, 생명공학산업 또는 영상산업들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를 중간에서 튼튼하게 밑받침할 수 있는 중간역량에 대한 도의 혁신적인 노력이 부족합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다 보니까 대규모 유치, 하이테크 유치 등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유치가 안되면 또 다른 부분으로 바꿔서 유치를 시도합니다.
외부에서는 전라북도가 그러한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라북도가 경쟁력은 부족하지 국가지원은 받아야지, 참 안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물론 제가 국가지원을 유치하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중간역량을 튼튼히 쌓을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지원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우리가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그러한 영역들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장기적인 추진과 혁신이 이루어져야 무언가 이룰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국가만 바라보고 있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국가가 지원해 이루어진 영역은 국가가 지원을 거두면 대체로 무너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국가지원도 받아야하겠지만 자체역량을 밑에서부터 튼튼하게 쌓는 방안도 찾아야 합니다.

사회 : 그렇다면 전라북도가 전북에 존재하는 기업, 대학, 연구기관, 관을 결집해서 혁신시킬 수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이문근 : 그 부분은 저도 치밀하게 점검해봐야할 것입니다. 지금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그러한 분야를 설정하고 진척시키는데 민관학이 협동할 수 있는 절차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협의를 통해서 선정되고 진행될 때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절차가 없는 상태에서 도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면 바람에 흔들리고 국가 정책에 흔들리고 시민단체의 반발에 흔들려 오락가락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전라북도의 발전 로드맵을 제시하는데도, 방향성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결과 상황에 따라 대체에너지라든지 물류유통이라든지 등등으로 산업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회 : 동시에 여러 가지를 달성해야 하고 그것은 국가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가지원을 따기 위한 방안으로 생각하면 안될까요?

이문근 : 도에서 사업을 추진하고자할 때 전북도는 지금까지 소외당했기 때문에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지원을 받아야한다며 국가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가장 큽니다. 자체적인 발전 방안을 연구하기 보다는 분배주의에 기대고 있습니다. 분배주의에 의해서 성공할 수도 있지만 전북을 그것에 주로 의존하기에는 너무 도박적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과정의 민주성과 시스템과 담당자들의 전문성이 필요한데 이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산업정책이 너무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많이 받아 혼란스럽게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사회 : 도가 자동차/기계, 생명산업, 대체에너지, 물류, 문화관광영상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발전정책을 마련하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심회무 : 이 점에 있어서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전북의 경쟁력이 어디 있느냐를 고려해야하는데 우리가 자동차기계 산업을 발전시켜야한다고 하지만 세계적, 전국적으로 봤을 때, 전라북도가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라는 생각은 안듭니다. 아직은 단지 공장이 몇 개 있을 뿐입니다. 자동차산업이라는 것은 지역 내에 기획과 디자인 부문 등 여러 가지 과정들이 설치돼 있어야 독자적인 발전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도요타시를 예로 든다면 자동차산업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도에 농지를 싸게 해서 공장을 유치하는 것, 이러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우리 정서와 어떻게 맞을 수 있는지는 점검을 해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생물산업은 농업가공과 연관해서 기본적인 토양과 상당히 컨셉이 맞고 관광, 영상사업도 컨셉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문화관광산업은 이미 문화수도라는 광주에게 선점권을 빼앗겼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관광으로 가겠다고 나서면 우리가 광주의 서브도시로 전락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대체에너지 분야는 방사선융합기술, 재생에너지, 양성자가속기 등이 포함된 분야로 알고 있습니다. 양성자가속기는 방폐장과 관련됐는데 원전센터를 추진하면서 병행하면서 가려고 했기 때문에 전라북도가 원전센터와 함께 초기에 유치하려 했던 것이고, 다른 지역은 방폐장과 관련됐기 때문에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러한 가정을 고려하면 부안 방폐장이 무산된 상황에서 방사능과 관련된 산업이 어느 정도까지 진척될 수 있을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또한 대체에너지로 풍력, 조력, 태양광발전 분야는 미약합니다. 전남도 하겠다고 나서서 이미 전북보다 앞서 있습니다. 일부는 방폐장과 관련되어 있고, 일부는 전북의 발전정도가 미약하여 5대 핵심전략산업으로 삼기에는 아직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문근 : 아마 전라북도의 능력만 고려하면 농업과 생물산업 분야가 가장 가능성이 있으며 전라북도에서도 자체적인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이미 다양한 산업으로 각 시군에서도 향토산업으로 진행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또한 생물벤처 등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도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전북을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전략산업들도 민관학이 같이 참여하고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정밀한 로드맵을 만들어 자체역량도 계속 혁신하면서 국가의 지원이나 기업의 유치도 시도하여 시너지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회 : 전라북도에서 기업도시, 혁신도시, 관광복합레져도시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국가가 지정하기 때문에 국가의 분배를 적극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합니가?

이문근 : 과거 독재시대에 만행됐던 관료주의적인, 행정적 문제점들이 지자체, 지방분권 과정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업도시가 필요하지만 문제도 큽니다. 지자체적인 문제와 중앙정부에서의 관계 부처나 기관들과의 협의 하에서 이루어지는 정책결정과정이 투명성, 민주적 절차(공론으로 이끌어내고, 공론을 수렴하는 것)로 걸쳐지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새만금, 방폐장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될 문제들도 어떤 민주적 절차를 거치게 되는가에 따라 추진력이나 갈등강도가 다른 것입니다.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그동안 만연돼왔던 일방주의적 독재개발 체제를 변화시켜야하는 것이다. 민주적 절차와 환경이 구축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이뤄질 때 국가균형발전과 중앙집중화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전북에 기업도시가 유치돼야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전에 기업도시유치가 필요한가 아닌가 하는 토론과 공감대 형성이 먼저 선행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의사결정과정에서 다수와 전문가들에 의한 분석과 평가, 그리고 민의를 공론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어떤 사안에 대해서 공공도 같이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 그래야 혁신도 가능해집니다.

사회 : 그렇다면 그러한 혁신 노력이 전라북도에서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김영기 : 혁신하겠다는 것은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전라북도 경우, 리더그룹들을 보면 80년대 형성됐던 그룹들이 아직도 각계에서 리더역할을 하고 있다. 이 들은 카르텔을 형성하고 정권이 바뀌면 또 다른 색깔로 지속하고 있다. 관변 단체들은 여전히 과거형인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개발독재시대의 향수와 논리로 발전전략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21세기의 사회상황과 맞지 않기 때문에 전라북도가 제기하고 있는 많은 발전방안들이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의 ‘혁신’이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변질되고 있습니다. 기존 그룹들이 이름만 바꾸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혁신협의회도 혁신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사람들을 수용해서 정말 개방된 논의로 전북의 여론을 결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줘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사회 : 분권문제는 어떻습니까?

심회무 : 레저관광형 복합도시, 산업교육형 기업도시, 혁신도시를 국가에서 분배하는 것도 중앙정부가 분권화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분권화를 공약으로 제시했고, 대통령 당선으로 분권정책은 국민적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앙정부는 각 지역의 장점에 기초한 균형발전을 위해 균형발전위원회 등을 설립하였습니다. 균형발전위원회를 설립할 때, 지난 6월에 12명을 선정했는데 전라북도 인사가 단 한명도 선정돼지 못해 전북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결정적인 창구가 막혔었습니다.
또 지난 6월에 지역특화산업으로 8개 지역을 발표했었지만 전라북도가 제외됐었습니다. 이것도 분권화의 일환인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는 것은 중앙정부가 어떻게 정책을 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전라북도 혁신협의회 위원들의 인물구조도 명망가들 위주로 편성되었습니다. 실질적인 혁신논의가 이루어지고 도민의 여론을 결집하고 전문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중앙정부와 도가 코드가 제대로 맞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분권차원에서는 관광특구나 기업도시 등을 어떻게든 도민을 결집하여 받아들이고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하여 전북발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문근 : 기업도시나 혁신도시를 받아들이는 것도 좋지만 전라북도의 환경에 적합한 그래서 전라북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고 도민들의 이해와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없다면 사상누각이 될 수가 있습니다. 저는 전문성과 도민의 합의에 기초한 발전전략이 장기적으로 전북에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부의 분권정책도 잘 이해하여야겠지만 우리가 선도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것이 앞으로 사회가 나가야할 방향이고요.
도민들의 합의를 통한 행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혁신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을 혁명보다 어렵다고들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튼튼하게 하나 하나 도민을 결집하면서 전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일을 서두르다 보니까 전문성도 떨어지고 갈등도 자꾸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회무 : 맞습니다. 이문근 교수님이 말했듯이 우리의 컨셉에 맞는 좋은 도시와 공공기관이 도민적 합의에 기초해 유치해야 합니다. 전라북도가 도민의 여론수렴을 통해 정부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준비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사회 : 마지막으로 전라북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강현욱 지사가 1년반 남은 기간동안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이문근 : 저는 민주적인 시스템과 전문적인 인재가 중요합니다. 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민주적인 절차, 민주적인 결정과정을 지켜내느냐가 중요합니다. 또 시스템 속에 사람들이 얼마나 민주적, 투명한 내용을 제공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현욱 지사뿐만 아니라 앞으로 도정을 책임질 정치인들과 행정가들과 공무원들이 이 부분은 절차적으로 꼭 지켜야 합니다.
또 하나는 도의 정책결정에 더욱 더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각종 협의회나 위원회에 보다 전문성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그 충원이 공개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토호세력화해서는 안됩니다. 유종근 도지사 당시 고문 역할을 하던 분들이 인맥을 통해서 또 다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세습화를 막기 위해서 도내 전문가들의 활용에 공개적인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책과정에 개입하고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위원들이나 공무원에 대한 실명제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명예를 걸고 제대로 분석하고 결정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방분권이나 균형발전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획일성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전북은 대체에너지다’라고 한다면 ‘다른 지역은 대체에너지여서는 안 된다’라는 일방주의가 현재의 지방분권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광주가 문화도시라고 하면 다른 곳은 모하게 하면 되겠습니까? 우리나라에 문화가 없는 지역이 없습니다. 또 산업특성상 유사한 산업구조를 가지게 되겠지만 서로 하면서도 그 속에서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지 못하고 분배주의적인 원칙에서 나눠먹기식으로 하나씩만 고르는 지방분권이라면 그것은 스스로의 발전성과 가능성을 파괴하는 불균형 균형발전을 낳게 될 것입니다.

심회무 : 강현욱지사를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린우리당으로 소속돼 있지만 한나라당 출신이어서 이질적이고, 정치적으로도 외롭습니다. 주변의 참모들도 현 사회의 혁신과 분권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으로 연계되어 있어 주변을 돌아보고 제대로 전략적으로 현 흐름에 앞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또 하나는 강현욱 도지사가 끊임없이 선거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너무 선거를 생각하는 것은 선거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지 않을까요? 이제 정책과 쇄신의 모습으로 도민 앞에 서야 선거에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혁신과 쇄신을 위한 정책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또 다시 선거를 의식해서 선거중심의 행정을 펼치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안타깝습니다. 과감하게 도민의 입장에 서서 현 시대에서 필요한 자치라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강현욱지사의 경력과 능력을 보더라도 그가 조금만 쇄신한다면 앞으로의 남은 임기를 새롭게 하여 전북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 이러한 희망보다 우려가 더 큽니다.
올해의 정책 사안들이 전북의 3-40년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기업도시, 새만금, 방폐장 등이 전부 올해 결정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면 전라북도의 20세기 불행한 운명이 또 한번 21세기에 올 수 있습니다.
이 준비를 강현욱 지사가 폭넓게, 주변의 말을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선거를 의식한 선심형 예산지출을 자제하고 제대로 된 혁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김영기 : 분권과 자치, 참여민주주의 시대에 알맞는 도정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새만금, 방폐장 등에서 보듯이 전북도정은 의견수렴 절차의 민주성은 없는 채로 일방통행식의 권위주의적 행정만이 있었습니다. 또 메카시즘적인 이분법에 의해서 행정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여타의 다른 세력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고립시켜 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북이 취하고 있는 어떤 정책도 지역주민들의 힘이 실리지 않는 모래성 쌓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참여정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의가 이뤄지는 사업에 대해서 선별적으로 지원해나가는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전북이 주장하는 장밋빛 개발이나 사업도 결론적으로는 이뤄지는 없습니다. 전라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생산력을 못가지고 있다는 것은 민주적인 절차와 주민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고, 현재 도정의 인물들과 과거형 관변단체들이 강한 결합력으로 철옹성을 쌓고 있어서, 여타의 건강한 의견들이 차단당하고 있습니다. 전북도가 지원하는 전북발전연구원도 여론을 결집하는 생산적인 발전전략이 아니라 행정당국의 입맛에 맞추는 기계적인 전략제시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가 혁신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분권과 자치시대에 맞는 체제변화와 인물교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시대 인물로는 21세기에 제대로 적응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회 : 긴 시간동안 강현욱 지사와 도정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말씀 그리고 때로는 아주 비판적인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아직 새로운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독자들께서도 새로운 시대, 새로운 흐름에 알맞은 도정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강현욱 지사가 이를 얼마나 수행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오늘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