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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4 14:46:26 (*.70.19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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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왜 이래?
글쓴이 이문근(전북대 교수, 컴퓨터공학전공) |
날씨의 변화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살펴보면 대기 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기 변화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요인들을 보면, 공전과 자전, 대기압과 기류, 태양흑점, 태양과 지구 자기장, 해류, 남극과 북국 빙하, 황사, 산림 및 녹지, 해양 식물성/동물성 플랑크톤, 산업화, 화석연료,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 아주 다양한 원인들을 볼 수 있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젖소가 방귀를 뀌거나 트림을 하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다는 말도 방귀와 트림을 통해 젖소가 발생시키는 메탄이 지구 온난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가축에 의해 발생되는 메탄의 량이 지구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20%이며, 메탄이 같은 량의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23배가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소평가할 내용이 아님은 분명하다.
여러 차례의 빙하기가 있었지만 이런 요인들은 수천만년동안 서로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루면서 생물이 진화하고 적응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최근의 변화는 이런 조화와 균형이 서서히 와해되어 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만 같다.
지금의 날씨만으로 이러한 현상의 심각성을 잘 이해할 수 없지만, 전지구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이상기온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북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베리아성 빙하기의 전초 현상이다. 해수와 해류는 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지구 북반부 북대서양의 경우, 북극에서 시작한 차가운 해수는 (이하 한류) 그 차가운 무게 때문에 바다 밑으로 흘러 들어가 북적도까지 도착하게 된다. 한류는 북적도에 도착하면서 북적도의 따뜻한 온도로 따뜻해지면서 (이하 난류) 바다위로 상승하게 되고, 온도 차이와 자전에 의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북적도를 타고 흐르면서 북적도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서쪽에서 북쪽으로 그 에너지를 전달해 준다. 이러한 해수의 순환과정은 약 7~8천년이 걸린다고 한다. 남반부의 경우도 거의 동일하다. 남대서양의 경우는 북반부와 대칭적 순환을 거친다고 한다. 즉 남극의 한류가 바다 밑으로 아프리카 적도까지 흐르다가 남적도에서 난류로 바뀌고, 이 난류는 다시 남적도를 따라 브라질 쪽으로 흐르면서 남적도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이 흡수된 에너지를 아르헨티나까지 전달해 준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류 또는 난류에 의해 지역의 기후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북적도를 따라 멕시코만으로 이동하면서 엄청난 량의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여 그 중 체르노빌과 같은 대형핵발전소 약 100대분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북유럽으로 전달하는 난류를 들 수 있다. 이런 에너지의 공급 때문에 유럽은 시베리아와 같은 위도지만 시베리아보다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고,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순환이 예전처럼 원활하지 않고 점점 느려지고 약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온난화의 결과, 그린랜드에서 녹는 빙하의 차가운 해수가 멕시코만에 올라오는 난류의 흐름을 약하게 만들고, 그 결과 약해진 흐름 때문에 해수의 정체기간이 늘어나 북아프리카 대서양 해수의 온도가 상승하고 북적도 지역의 동서(東西) 해수 온도 차이가 좁아져 아프리카에서 멕시코만에 이르는 북적도 해류의 흐름이 순환적으로 더욱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흐름이 약해진 결과, 난류를 통해 엄청난 량의 에너지를 공급받던 유럽에서는 심각한 문제들, 즉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발생되는 여름의 호우와 겨울의 폭설은 이러한 현상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이 더 악화되면 결국 북유럽의 기후는 시베리아의 날씨와 같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심각한 에너지난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발생될 유럽의 시베리아성 빙하기에 의한 유럽의 인구 이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온난화 현상 때문에 북극의 빙하가 지속적으로 녹게 되면 그나마 난류를 통해 공급되는 에너지마저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다. 100년 이내에 지구의 온도가 3~4도 상승하고, 수백년 내에 해수면은 4~6m 올라간다면 이러한 현상은 온난화 현상 속에서도 이러한 차가운 이상기후는 수백년동안 지속, 가속될 것임이 분명하다.
역으로 북적도지역의 해수 온도가 북극 한류 흐름의 저하로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이렇게 축적된 과잉 에너지가 북대서양으로 원활하게 빠져나가지 못함으로 해서 발생되는 문제점들이 다양하고 강도 높은 이상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최근 몇년동안 미국에서 발생된 허리케인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허리케인의 빈도와 강도는 지금보다 앞으로 더욱 심해지고 피해 또한 더욱 광범위 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는 북적도지역에서 동서 해류의 역류현상이 발생될 경우, 그 피해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북대서양에 국한되지 않는다. 북대서양의 이러한 변화는 북대서양의 기후와 기후를 결정하는 요인에 종속된 근접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바로 미친다. 예를 들면, 북대서양의 해양상태 및 해류에 의한 유럽의 기후의 변화는 바로 인접 지역인 중앙아시아에 영향을 미친다. 즉 유럽에서의 폭우와 폭설은 중앙아시아와 북아프리카의 가뭄과 한파를 몰고 올 수도 있고, 나아가 고비 사막과 사하라 사막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이에 대한 폐해는 인접국가뿐만 아니라 다른 대륙의 기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기후 변화도 이런 측면, 즉 북태평양 해류 흐름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즉 알라스카에서 캘리포니아, 중남미까지 이르는 한류, 북적도를 따라 중남미에서 뉴질랜드와 필리핀까지 막대한 량의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난류, 이 에너지를 쿠로시오과 북태평양 지역에 공급하는 순환 과정에 문제가 발생되었다는 것이다.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 빙하에서 녹은 차가운 물이 서태평양으로부터 쿠로시오 및 북태평양으로 흐르는 난류의 흐름을 약화시킨다. 이 흐름이 약해지면 알라스카에서 캘리포니아 및 중미지역으로 이어지는 한류의 흐름도 약화되어 동부 북적도 지역의 해수 온도가 상승한다. 온도가 상승하면 북적도지역의 동서 해류의 흐름이 약해지거나, 때로는 역류된다 - 역류되는 현상을 ‘엘니뇨’나 ‘라니냐’라 한다. 이렇게 되면 서부 북적도 지역의 해수가 원활하게 쿠로시오지역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고, 결국 북적도 해수 온도가 다시 또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반도 해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해양생태계의 변화는 이런 악순환의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는 동해로 흐르는 북태평양해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빙하가 녹음으로 더욱 차가워진 한류와 북적도 지역 해류의 약화로 더욱 따뜻해진 난류의 대립된 더욱 강한 해전선 때문에 강한 이상기후를 보이게 될 것이다. 여기에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내려오는 냉기류는 더욱 따뜻해진 난류에 의해 형성된 난기류와 충돌하여 한반도의 이상기후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다. 여기에 또 북대서양 및 유럽의 기후 변화에 따른 중앙아시아(특히 고비 사막 지역) 기후의 변화를 감안 한다면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최근 몇년동안 발생되었던 강원도 지역의 집중호우와 폭설, 그리고 작년 초여름과 초겨울 남서해안 지역에서 발생된 집중호우와 폭설은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초봄의 황사와 돌풍 현상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단지 이러한 이상기후 자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이상기후로 이해 지구 곳곳에서 사막화가 심각하게 전역화 되고, 지역적으로는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안정적인 기후가 보장되지 않아 홍수나 물부족 사태가 극심해지고, 결과 농업생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세계는 심각한 식량난에 허덕이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이나 인도처럼 인구가 많은 나라들은 국가 위기를 초래할 정도에 이를 수도 있다 -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의 농업정책도 FTA에 의존하지 말고 자립화에 목표를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럼 이런 현상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까? 현재와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런 변화는 빙하가 모두 녹을 때까지 그리고 안정기를 거칠 때까지 수백년동안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같은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즉 온난화를 방지하지 않을 경우, 악순환이 가속화되어 수십년만에 빙하가 다 녹을 수도 있다. 특히 빙하나 해저에 박혀 있는 압력 때문에 고체로 남아 있는 메탄가스가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대기 중에 기화할 경우 250조㎥의 메탄가스가 대기 중에 방출되어 지구의 온난화는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23배가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구의 생명체는 거의 전멸하고 생명은 다시 단세포에서부터 진화해야하는 상황이 돌출 될지도 모른다.
거론한 바와 같이 이상기후의 원인은 온난화 현상이다. 온난화 현상은 “화석연료의 사용 증가와 삼림훼손으로 인한 온실효과로 야기된 환경·사회·경제적 여러 문제” 규정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기후의 이상변화, 해면 수위의 상승, 토양 속 수분량의 변화 등을 초래하여 농림수산업의 생산, 나아가 생태계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7년 쿄토의정서가 체결되어 현재 162개국이 비준했다. 비준 내용은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이다. 현재 이 협약에 가장 모범적인 국가는 영국이다. 영국은 2005년도에 1990년 대비 방출량의 약 14%를 삭감하였고, 2050년도에는 60% 감축을 목표로 세워 놓았다. 가장 불량한 국가는 미국이다. 세계 에너지의 약 4분의1을 소비하며 전세계 이산화탄소의 28%를 방출하는 미국은 2001년 협약에서 탈퇴했다. 반인륜적이며 비인륜적인 미국 자본가의 이해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부시 정부의 선택이었다. 이는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장기적으로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종말을 초래하는 악마와 같은 행위이다.
극단적인 것은 위험하다. 극단적인 것은 중간은 없고 대립된 모순으로 극단적으로 다툰다. 그리고 다툼은 극단적인 피해를 가져온다. 그러나 중간은 극단적인 것들의 조화와 균형을 찾아준다. 나아가 한극에서 다른 극으로의 순환도 만들어준다. 그리고 순환을 통해 차이점과 다른 점을 수용하게 한다. 이런 중간 단계를 통해 순환의 합리성이 요구되는 것이 어찌 자연계에만 국한 되겠는가. 인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및 역사에서도 이런 순환의 합리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어지고 있다.
최근의 날씨는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 중간인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있다. 나중엔 겨울과 여름만 남아, 싹과 결실 없는 추움과 더움만이 남을 지도 모른다. 그러면 인간 사회는 극단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사실은 최근 우리 주위에서 극단적으로 변하는 것이 날씨나 기후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 주위에서 극단적 변하는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아닐까. 빈부의 양극화, 도농의 양극화, 남북의 양극화, 동서의 양극화, 교육의 양극화, 문화의 양극화, …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교육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이는 수십년동안 일제잔재의 청산 없이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실한 채 획일적으로 추진되었던 근대화와 산업화라는 가치실현의 결과이다. 사람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버린 반민중적 정책의 결과이다. 중요한 사실은 자본와 권력의 집중화와 같은 내적 조건과 FTA 및 WTO와 같은 외적조건에 의해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는 점이다.
역사 속에서는 세상이 뒤바뀔 때마다 자연적 이상 현상과 사회적 이상 현상을 동일하게 해석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동일 해석의 근저에는 민중의 삶은 사회 현상 뿐만 아니라 자연 현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이며, 특히 사회 현상이 극단적일 때 극단적인 자연 현상을 통해 사회 현상도 더욱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민중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즉 자연 현상도 사회 현상의 일부분으로 인식할 수 있는 깊은 연관성을 반영해야 한다 라는 의미이며, 나아가 자연 현상을 통해 사회 현상을 겸허하게 분석하고 배우라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자연과 사회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을 바라보며 무능력한 필자의 무거운 마음을 차마 거둘 길이 없다.
(2006/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