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

 

 

가을 저녁

바람과 빛에 지친 노을

 

굽은 허리로 산을 넘는다

 

하늘을 보면

밀려오는 만추의 파동

 

바람이

누구의 이름인지 모를 때

 

나를 부정하는

정맥正脈의 울음터

 

나는 진실로 정직하지 않았다

나는 진실로 사랑하지 않았다

 

산 넘으면 오지 않는 오늘

 

검푸른 하늘가 울면서 간다

 

 

 

 

* 백두대간의 지류로 호남정맥를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