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근 시집 4집: 메타-엑스 (META-X)
글 수 60
2014.09.15 12:35:26 (*.70.19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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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손톱을 깎는다, 글을 쓰기 전
자판字板 앞에서 벌이는 나만의 의식儀式이다
예전에 누군가는 연필을 깍았으리라
세수를 한다, 시를 쓰기 전
시詩라는 거울을 바라보는 나만의 의식이다
예전에 누군가는 먹을 갈았으리라
요즘은 세상이 탁하게만 보인다
하루에 세수를 수십번 해도 시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시를 만날지 몰라, 지난 시들을 정리했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면,
그 마음으로 썼던
몇 편의 메타-시를 꾸리고, 해독解讀을 했다
혹자, 말하리라: 이것이 시냐고
나는, 말하리라: 세상에, ‘시 아닌 것이 무어냐’고
기도한다, 서시序詩를 마치면서
탈고 후, 마지막 치루는 나만의 의식儀式이다
그리고,
삶에 번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시들을 바친다
2013년 늦가을
건지산 연구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