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구도자다. 도를 얻는 데에 길은 없다. 깨달음에 이르는 일은 그래서 어려울 터이다. 몇 번이나 껍질을 벗어야 했던가. 내가 보지 못한 공룡이다. 이미 돌이 되어 버린 공룡의 알이다. 내가 품어서 깨어나게 할 수 없는 돌이 아닌가.

 

이문근 교수는 아이비 리그 출신의 첨단 과학자다. 그래서 힘들고 더 어려웠을 터이다. 그러나 예술의 문 앞에서 깨달음의 세계를 끝내 놓을 수 없으리라.

 

깨달음이란 하나의 형식인 것을

깨달음이란 한낱 물거품인 것을

 

공학박사 시인이 이르른 깨달음의 길이니, 그가 맛본 희열은 얼마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