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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근 시인(53, 전북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이 보는 세상은 참 혼탁하다. 사회 구석구석이 위선과 거짓, 모순, 갈등, 부조리로 가득하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지식사회가 더 심하다.
‘처음 / 진짜인줄 알았다 // 진짜를 말하고 / 진짜를 번민하고 /진짜를 표방했다 //하지만 /대상에 따라 / 경우에 따라 / 조건에 따라 // 진짜가 달랐다//하나의 진짜는 / 여러 개의 진짜가 되었다 //여러 진짜의 / 진짜-진짜는 무엇이었을까’(‘가짜 지식인의 진짜-진짜’중에서)
그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현상들을 부정하고 이 부정을 다시 부정하며, 부정된 부정을 또 부정하는 부정들을 부단히 반복한다. 그 부정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존재의 모순과 허구를 통해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봄이 오는 까닭〉 이후 4년만에 낸 시집 〈메타-엑스〉를 통해서다(문예연구사).
“진정 원하는 것은 참세상을 발견하는 것처럼 참자아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 참자아는 메타-사유능력을 가진 어는 메타-존재, 즉 어느 ‘평범’한 인간이라면 가능하다는 것을 시에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철학적이고 논리적이어서 얼핏 어렵고 낯설지만, 그의 시를 꿰뚫는 중심은 참세상과 참자아를 찾고자 하는 데 있다. 시집 제목에‘메타’(더 높은, 초월의)를 붙인 것도 현상을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와 세상을 갈망하는 시인의 염원이 담겼다.
세상을 향해 분노하고 조롱도 하지만, 시인 특유의 따뜻함도 느낄 수 있다. 이를 희·로·애·락 4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24절기에 대한 단상을 ‘희’로, ‘이기적인 사랑’‘독재자’‘모순’‘거짓과의 싸움’ 등을 ‘로’로 엮었다. 미국 이민생활 15년과 독일에서의 군대생활 등을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애’로 풀었으며, ‘메타-패러독스가 된 시인’‘시인의 패러독스’‘메타-딜레마’등의 작품을 ‘락’으로 승화시켰다.
컴퓨터 공학과 시와의 관련성에 대해 시인은 100년전 이루어진 논리에 바탕을 둔 게 컴퓨터이며, 시도 논리의 구조로 파악했다. 굳이 그런 연관을 짓지 않더라도 “세상에 시 아닌 것이 없다”고 답했다. 시장 아주머니들의 이야기가 곧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인은 고교 졸업후 미국 필라델피아로 이민을 간 뒤 고향이 그리워 1990년대 중반 역이민으로 전주에 정착했다. 2004년 〈표현〉과 2009년 〈시선〉으로 등단했으며, 이번 시집까지 4권의 시집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