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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고

볼 수 없다

 

주고 싶다고

줄 수 없다

 

울고 싶다고

다 울 수 없다

 

사랑한다고

사랑할 수 없다

 

우리에게는

할 수 없는 이유도 없다

-82~83쪽 ‘운명’ 모두

 

전북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맡고 있는 시인 이문근. 그가 새 시집 <메타-엑스>(문예연구사)를 펴냈다. 이 시집 제목에서 말하는 메타(meta)는 상위(上位) 혹은 초월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타의적 이민과 자의적 역이민의 디아스포라적 인생역정을 ‘그리움’이라는 시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 ”그리움의 구체적 대상이 무엇인지 시인 스스로 시를 통해 찾아가는 과정이 ‘메타-엑스’의 주제“라고 귀띔했다.

 

시인 이문근은 글을 쓰기에 앞서 손톱을 깎는다. 세수를 한다. 글을 쓰기에 앞서 예전이라면 누군가는 연필을 깎거나 먹을 갈았을 것이다. 시인 이문근은 이 같은 자신만이 갖추는 그 어떤 독특한 의식을 통해 시 다운 시를 쓰려고 힘을 쏟는다. 이는 시인이 시에게 바치는 예의에 다름 아니다.

 

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고등학교를 마친 뒤 가족과 더불어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그곳 필라델피아로부터 고향 전주로 다시 이민을 오기까지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이민과 역이민… 시인은 그런 삶이 찍은 발자국을 통해 시를 어루만진다. 시에서 새로운 통로를 찾는다.

 

이 시집은 ‘희’(喜) ‘로’(怒) ‘애’(哀) ‘락’(樂)이 이름표처럼 붙은 4부에 모두 49편이 “그리운 당신에게 / 연두색 인연을 봄빛”(입춘)으로 혹은 여름빛과 가을빛, 겨울빛으을 물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툼의 삼단논법, 나를 찾는 나, 가짜 지식인의 진짜-진짜, 이별의 사랑, 부엉이 바위, 메타-페러독스가 된 시인, ‘~다’이즘의 모순, 지구의 마음 등이 그 시편들. 시인이 직접 쓴 ‘에필로그’ “시를 읽는 유일한 그대-독자를 위하여”도 재미 있다. -이소리(문학iN 대표기자 및 편집인)

 

시인 이문근은 1961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2009년 <시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그리움> <장마> <봄이 오는 까닭>이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UPenn) 컴퓨터정보과학 석박사를 거쳐 지금은 전북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