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 소나무 한그루 키우고 싶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는
하늘이 무너져도 부러지지 않는
그런 소나무 한그루 마음 속에 키우고 싶다
죽어가는 것들을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마음 속에 해바라기 한그루 키우고 싶다
세파에 시달려도 색 바라지 않는
동파에 휩쓸려도 마른 잎 떨구지 않는
그런 해바라기 한그루 마음 속에 키우고 싶다
가진 것을 버려도
가진 것을 버린 것을 버려도
가진 것을 버린 것을 버린 것을 또 버려도
가진 것을 버린 것을 무한히 버리고 또 다시 버려도
아직 죽음의 끝에 이르지 않았기에
마음 속에 뜨거운 사람 한 명 키우고 싶다
세상이 아무리 거칠어도 사람을 놓지 않는
인간에 아무리 시달려도 사랑을 접지 않는
그런 뜨거운 사람 한 명 가슴 속에 키우고 싶다
* 이문근 시인은 지난 2004년 <표현>과 2009년 <시선>으로 등단했다. 전북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있다. 시집 <봄이 오는 까닭>, <메타-엑스>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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