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인의 역할

 

 

한때, 섬진강엔

핏물이 흐르고 살점이 떠 다녔다

 

어느 날

시인이 나타났다

 

시인은

과거와 가난과 퇴색한 불안을

자연과 동심과 불안한 낭만으로 노래했다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서서히

 

붉은 핏물이 흐르고

불어튼 살점들이 둥둥 떠다니던 섬진강은 잊혀져 갔다

 

지금 섬진강은

 

매화가 피고, 재첩과 민물게가 노니는

 

연인들과 가족들의 휴양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