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근 시집 5집: 메타-메타 (META-META)
바람에게
소서小暑가 지난 새벽 4시
다가교多佳橋의 풍경은 그리움 같다
다가산多佳山에 떠 있는 허연 상현달과
중바위에 반짝이는 금성
반밤으로 떨어진 저 달과 저 별은
서로에게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을까
저 달이 초생달이 되어
이 새벽에,
저 별을 품기까지
반년의 시간이 걸릴지라도
내일은
한 걸음 가깝게, 다가갈 수도 있거나
한 걸음 떨어져, 멀어질 수도 있다는 것은
전주천에 불어오는 바람이 알고 있으려나
희미한 여명은, 촌각으로
중바위 뒤편 하늘에, 적녹赤綠으로 물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