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먼지 같은 지식

시간이 흐르면 뇌리에 쌓이는

 

세월 앞에 지식은

바람처럼 흩어지고

 

의식은 텅 빈 두통을 앓는다

 

 

상흔 같은 경험

세상이 변하면 피골에 새겨지는

 

세월 앞에 경험은

바람처럼 흩어지고

 

육체는 산화된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긴 세월이 지나고 나면, 우리에겐

 

희미한 퇴적의 화석도 남아 있지 않게 된다

 

희미한 퇴색의 기억도 남아 있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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