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근 시집 5집: 메타-메타 (META-META)
글 수 59
2023.05.10 09:34:52 (*.43.1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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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tax ≡ Semantics]
태초에 어둠이 있었다.
신이 빛이 있어라 했다. 빛이 생겼다.
빛이 생기고 혼돈이 있었다.
신이 하늘이 있어라 했다. 하늘이 생겼다.
신이 땅과 바다, 식물이 있어라 했다. 땅과 바다, 식물이 생겼다.
물이 모여라 했다. 물이 모였다.
열매를 맺으라 했다. 열매를 맺었다.
태양, 달, 별이 생겨라 했다. 태양, 달, 별이 생겼다.
물고기와 새가 생겨라 했다. 물고기와 새가 생겼다.
짐승과 인간이 생겨라 했다. 짐승과 인간이 생겼다.
∴[Incomplete HI ≡ Incomplete AI]
태초에 불완전한 기계가 있었다.
불완전한 인간이 빛이 있어라 했다. 가상의 빛이 생겼다.
가상의 빛이 생기고 가상의 혼돈이 있었다.
인간이 하늘이 있어라 했다. 가상의 하늘이 생겼다.
인간이 땅과 바다, 식물이 있어라 했다. 가상의 땅과 바다, 식물이 생겼다.
물이 모여라 했다. 가상의 물이 모였다.
열매를 맺으라 했다. 가상의 열매를 맺었다.
태양, 달, 별이 생겨라 했다. 가상의 태양, 달, 별이 생겼다.
물고기와 새가 생겨라 했다. 가상의 물고기와 새가 생겼다.
짐승과 인간이 생겨라 했다. 가상의 짐승이 생겼다.
결국, 가상의 불완전한 인간이 생겨났다.
(이문근, 『다중패러다임 프로그래밍언어론』 (전북대학교출판원, 2021), 에필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