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輪回

 

 

마지막 인연을 생각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처럼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는 것처럼

시작과 끝은

필연적 원인과 결과를 전제한다

 

시간이 흐르면 인연도 흐르고

시작도 끝도 없는 과거라는

이름의 존재는 항상

스스로의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다

 

주어진 현재에 대한 믿음이

상식에 대한 절대조건이 아닌 것처럼

주어진 현재에 대한 상식 또한

믿음에 대한 절대조건은 아니리니

죽도록 사랑한 것처럼

죽도록 증오하는 건

죽음에 이르는 감정의 파라독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증오는 또 다른 증오를

죽음은 또 다른 죽음을 낳고

인연은 또 다른 인연을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