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근 시집 3집: 봄이 오는 까닭
글 수 64
2013.02.09 09:24:15 (*.120.9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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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
태양은 낮은 녹색 눈시울 먼 산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여든 넷 어머니에게 불면의 밤이 시작 되는 걸
오늘이 시간이 지나면
빛의 잔해는 어디로 가나
“어머니, 어디를 다녀오셨소?”
먹의 번짐으로 다가오는 먼 어둠의 공간
그리움은 바람으로 남아
꿈을 두지 않을 때
평생 사람으로 치여 사람으로 아픈 가슴
앙상한 뼈로 굳은 아홉 자식의 슬픔들을
“어머니, 어디에 묻으실 거요”
자리에 누우면 창을 두드리며 산을 넘는
별빛 차가운 반목의 소리들
이 계절은 누구의 절규가 되어
이 자리에 여운을 남길 것인가
목이 메여 앞이 막힌 늘 가까운 어머니 마음
“어머니, 그 동안 힘 드셨소”
가면 오지 않는 인연
어머니 앞 짧은 인생 긴 고통의 순간을
이제 놓으시기를
놓으면 다시 오지 않을지라도
하루 밤 편히 주무시기를
해가 뜨면 먼 곳으로 가시더라도
그리운 추억이 하얗게 솟아 웃는 모습으로 떠나시기를
어머니 부디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떠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