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 잃어버린 꿈을 찾아

 

 

남쪽 ‘땅끝’에 왔다

빛의 파랑으로 끝없이 넘실대는 잿빛 바다

잃어버린 꿈이 있다면 이런 바다라 생각했다

고동 울리며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다

 

바다 위에서 바람 가르는 자신 보았다

나에겐 어떤 꿈이 있었을까

어떤 그리움이 있었을까

점점 순간 순간 파도의 포말泡沫처럼

온몸에 전달되는 바다의 호흡

이 순간처럼 자신을 절실히 찾은 적 없었다

 

꿈을 꾸었다

잿빛위에

망망히 떠있는 자신을 보았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가는 끝은 어디일까

바다와 하나 되어 하늘을 부유浮游하는

저 높은 정오의 햇살

 

나는 그 빛에 눈을 감고

다시 오지 않는 그리움을 그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