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홍암紅蓮庵 공불供佛

 

 

스님이 처자를 보고 목탁을 두드린다

목젖을 두드린다

죽여야지 사는 날까지

죽여야지

 

냉소하는 부처 앞에 내 목을 바쳐야지

목젖을 두드리는 내 목을 바쳐야지

파도가 운다

바다가 운다

하늘이 운다

 

밤이 온다 초점 없는 동공에

촛불 멈춘 밤이 온다

모두 정지된다

바다 위 어둠으로 떠 있는 정각

자체가 우주다

 

두드려라

두드려라

목탁을 두드려라

목젖을 두드려라

연꽃이 나올까

여의주가 나올까

벌거벗은 심청이가 나올까

두드려라

두드려라

목탁을 두드려라

목젖을 두드려라

 

없는 세월

아침이 올 때까지

두드려라

두드려라

목탁을 두드려라

목젖을 두드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