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대 일출

 

 

하늘가

만추의 서슬에 울던 해원海園

밤 사이 죽은 듯

피어오르는 연꽃 한 송이

 

난 초점 없는 허공에

동해의 감청紺靑 물을 들인다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며 밀려오는 파도

 

수억 년

포효하며 아픔 견디어낸 절벽

난 명암 없는 의식에

운명의 질서 물을 들인다

시간은 정지될 수 있는가

사람은 영원할 수 있는가

 

해일이 일면 온통

주검으로 물들 세상

난 한낱

세월과 인욕人慾에 지친 미물 되어

일출에 부끄러운 양심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