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그리워 달려와 본 동해는

바다가 아니었다

분신처럼 잊었던 짙푸른 세월

살아 꿈틀대는 지조志操였다

 

외로움의 끝에 만난

설움이란 이런 것일까

하얀 파도에 마음을 풀면

거품으로 부표하는 삶의 모습들

 

두려움이 있다면 오직 확인하는 것

한 순간도 해풍에 휩싸인 하늘

본 적 없다

바람은 바다를 하늘에 잇는

신의 의지일까

 

남색 하늘에 인연이 있다면

색의 조화마저 농락하는 바람

꿈이 있다면

그것을 되찾는 것

 

바람에 자신을 맡기면

모래위에 펼쳐지는 광경을 발견하고

하늘로 증발하는 호흡을 의식意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