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잠沈潛

 

 

비 온다 다정하게

나를 찾던 당신 장마비로 온다

 

당신에게 어서 오라 온몸으로 애원해도

오는 비 일체 말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죽어도 가지 마라

온 마음으로 갈망해도

가는 비 절대 말하지 않는다

 

비 그친다 매정하게

나를 버린 당신 장마비 그친다

 

당신에게 묻는다

그리움 어디 갔냐고

가는 구름 일체 말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묻는다

서러움 어디 있느냐고

오는 햇살 절대 말하지 않는다

 

하늘가엔 무심하게 무지개만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