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름

 

            가람 이병기

 

그대로 괴로운 숨 지고 어이 가랴 하니

 작은 가슴 안에 나날이 돋는 시름

 회도는 실구리같이 감기기만 하여라

 

아아 슬프단 말 차라리 말을 마라

물도 아니고 돌도 또한 아닌 몸이

웃음을 잊어버리고 눈물마저 모르겠다

 

쌀쌀한 되바람이 이따금 불어 온다

실낱만치도 볕은 아니 비쳐든다

친구들 외로이 앉아 못내 초조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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