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비가 오면

젖은 마음도 손목이 아프다

첫사랑에 수줍던 시절

우산 속에조차

마음은 오래도록 빗물에 젖고 있었다

 

지친 하늘 내 손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세산은 나에게 온통 눈물이 되고 있었다

 

지탱할 수 없는 것들은

오직 평안하게 세월 속에 다가오고

나는 포장마차의 술잔처럼 젖어 있었다

 

장마가 길어지면

마음의 손목이 아프고 시리다

길고 긴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시간의 무게

하염없이 빗물에 젖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