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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이문근 시집 3집: 봄이 오는 까닭
번호
제목
글쓴이
44 무지無知
moonkun
2013-02-09 1626
무지無知 난 나의 극히 일부분에 집착한 모순이다 난 나의 모습에 만족할 수 없는 절대 악惡이다 난 나의 죽음에 앞선 호흡이다 존재는 단지 왜곡의 대상 관계란 대상 간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력引力 대상 간의 절대 균등이란 물리적 환상에 불과하다 과...  
43 석양夕陽
moonkun
2013-02-09 1580
석양夕陽 내가 누운 자리 조그만 창으로 하늘이 높게만 보이는 공간 지금 살아있음의 그 높이만큼 짓눌리는 무게에 마음을 쏟는다 돌아누우면 등이 굽은 빛의 그림자 반향反響하는 이 순간의 세월의 흐느낌 여린 가슴에 남은 그리운 사람들 삶에 지친 몸부림일...  
42 가을과 바람과 비
moonkun
2013-02-09 1541
가을과 바람과 비 지친 눈을 뜨고 구름으로 낮은 아침을 맞는다 가을이기에 바람으로 남은 꿈은 없다 눈 감으면 나를 거부하는 계절의 몸부림 인연은 사람보다 무서운 인내가 된다 거울 앞에 섰다 삶의 의식儀式이 계절을 준비할 때 머물 곳이 없기에 옷깃에 ...  
41 추분秋分
moonkun
2013-02-09 1511
추분秋分 - 미풍微風 옥녀봉玉女峰 위로 달무리가 져 어머니 그리움만 쌓여가는 밤 등불은 골짜기에 어려 불사르는데 이따금 들려오는 산사 풍경風磬소리  
40 한로寒露
moonkun
2013-02-09 1492
한로寒露 - 단풍 천년에 한번 운다는 바위를 보고 하룻강아지 밤을 새워 짖었다 다음 날 하늘 가득 비 오고 바람은 불어 땅 위에 단풍잎 가득하였다  
39 연홍암紅蓮庵 공불供佛
moonkun
2013-02-09 1474
연홍암紅蓮庵 공불供佛 스님이 처자를 보고 목탁을 두드린다 목젖을 두드린다 죽여야지 사는 날까지 죽여야지 냉소하는 부처 앞에 내 목을 바쳐야지 목젖을 두드리는 내 목을 바쳐야지 파도가 운다 바다가 운다 하늘이 운다 밤이 온다 초점 없는 동공에 촛불 ...  
38 제4부
moonkun
2013-02-09 1468
...  
37 의상대 일출
moonkun
2013-02-09 1457
의상대 일출 하늘가 만추의 서슬에 울던 해원海園 밤 사이 죽은 듯 피어오르는 연꽃 한 송이 난 초점 없는 허공에 동해의 감청紺靑 물을 들인다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며 밀려오는 파도 수억 년 포효하며 아픔 견디어낸 절벽 난 명암 없는 의식에 운명의 질서 ...  
36 사랑을 위하여
moonkun
2013-02-09 1432
사랑을 위하여 지친 눈 감고 구름 낀 하늘 보면 어둠 속 빛의 잔영이 흔들린다 설운 귀 막고 거친 대지에 서면 들녘 아래 흙의 다짐은 뒤틀린다 당신을 절실히 원한 바는 있었으나 신을 빌어 기도한 적이 없었다 거친 가슴 안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초점 없...  
35 봄빛
moonkun
2013-02-09 1426
봄빛 햇살은 연두빛 숨결 풀잎에서 잠들고 추억은 초록빛 바람 꽃잎으로 펴 날 때 당신은 봄빛 사랑 구름따라 흐른다  
34 이별의 눈물
moonkun
2013-02-09 1426
이별의 눈물 꽃잎이 피기 전 부는 바람은 내님이 오기 전 눈 뜨는 여인 문틈을 여미는 손길도 곱다 먼동이 트기 전 낮은 구름은 내님이 웃기 전 애 타는 여인 마루에 내미는 발길도 잦다 당신은 어디서 오시었나요 당신은 어디로 가실건가요 당신은 언제쯤 오...  
33 창窓
moonkun
2013-02-09 1421
창窓 깊푸른 평면의 프리즘 굴절할 수 없기에 생각할 수 없는 투명의 결정체 사랑할 수 없기에 그리워할 수 없는 무념無念의 결정체 바람아 왜 붉힌 얼굴 하고 있더냐 투명은 빛의 색깔이 아니더냐 사람아 왜 하얀 얼굴을 하고 있더냐 이별은 사랑의 빛깔이 아...  
32 곡우穀雨
moonkun
2013-02-09 1414
곡우穀雨 - 이별 데낄라를 마시면 너를 마시는 것 같다 취하면 토해 버리는 운명처럼 데낄라를 마시면 꼭 너를 마시는 것 같다  
31 미운 사랑
moonkun
2013-02-09 1410
미운 사랑 겨울에 우는 나무가 있다 동풍冬風처럼 겨울을 향해 우는 나무가 있다 사랑 그리움 아니기에 봄에 우는 사람 있다 봄비처럼 봄으로 우는 봄사람 있다 돌아가지 않는 겨울 없음을, 돌아오지 않는 봄 없음을 떠난 사람 모르오니 돌아오지 않는 사람 모...  
30 흰머리
moonkun
2013-02-09 1400
흰머리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이 그리운 만큼 부모님을 닮는 건 아닐까 내 나이 마흔넷 그리운 마흔넷 부모님을 내 안에서 찾을 수 없다 난 얼마나 기다려야 내 나이 때 부모님을 찾을 수 있을까 기억나는 건 초등학교 입학 때 유난히 흰머리가 많아 반백을 넘...  
29 목마름
moonkun
2013-02-09 1394
목마름 나는 보았소 생명이 증발하고 있음을 조각난 나의 유기체는 타오르고 있었소 바람 불면 사라질 영혼 밤하늘엔 별과 바람만 가득했소  
28 봄이 오는 길목
moonkun
2013-02-09 1394
봄이 오는 길목 한 걸음 앞으로 마음을 놓으시니 꿈결로 찾아온 이름 없는 당신 곁에 마지막 인연을 바람으로 드립니다 마지막 손길을 웃음으로 드립니다 숨결로 다가온 당신 없는 달빛 아래 한 걸음 앞으로 사랑을 놓으시니  
27 남노송동 509번지
moonkun
2013-02-09 1389
남노송동 509번지 밤새 비가 오면 사람들은 감기에 쉬 걸렸다 아궁이 차오른 빗물 연탄불 식히면 새벽 싸늘한 방에선 기침소리가 들렸다 하늘 무서워 떠들 수 없었던 사람들 아침 밥상 곤로 불붙이는 가난의 나눔과 화장실과 세면대 등 돌리는 무심無心의 편리...  
26 눈물의 삼단논법
moonkun
2013-02-09 1389
눈물의 삼단논법 세월이 흐르면 사람이 흐르고 사람이 흐르면 눈물이 흘러서 세월이 흐르면 눈물만 흐른다  
25 한식寒食
moonkun
2013-02-09 1389
한식寒食 -청명일淸明日 시간이 조금이라도 빨리 갔으면 좋겠다 기억의 바람도 흩어져 버리고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 너도 가도 나도 가고 잿빛 세상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