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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이문근 시집 3집: 봄이 오는 까닭
번호
제목
글쓴이
44 바람 사랑
moonkun
2013-02-09 1237
바람 사랑 투명한 바람은 스스로 말하지를 않는다 스치듯 흔들리는 대상을 통해 오직 자신을 표현할 뿐 사랑은 바람이다 스치듯 흔들리는 사람으로 자신을 표현할 뿐 스스로 말하지를 않는다  
43 사랑을 위하여
moonkun
2013-02-09 1432
사랑을 위하여 지친 눈 감고 구름 낀 하늘 보면 어둠 속 빛의 잔영이 흔들린다 설운 귀 막고 거친 대지에 서면 들녘 아래 흙의 다짐은 뒤틀린다 당신을 절실히 원한 바는 있었으나 신을 빌어 기도한 적이 없었다 거친 가슴 안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초점 없...  
42 침잠沈潛
moonkun
2013-02-09 1319
침잠沈潛 비 온다 다정하게 나를 찾던 당신 장마비로 온다 당신에게 어서 오라 온몸으로 애원해도 오는 비 일체 말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죽어도 가지 마라 온 마음으로 갈망해도 가는 비 절대 말하지 않는다 비 그친다 매정하게 나를 버린 당신 장마비 그친다 ...  
41 가을비
moonkun
2013-02-09 1317
가을비 이른 아침 비가 온다 가을비는 침묵에 갇힌 비애, 고립된 적막의 숨결 지난 밤 바람은 불투명한 혼탁 몸부림은 부끄러운 조소嘲笑였다 눈 감아도 머릿속에 내리는 비 당신은 동공에 잠겨 의식에 침몰하는 빗물 나는 음울陰鬱에 스며든 운명 이른 아침 ...  
40 모악산母嶽山
moonkun
2013-02-09 1332
모악산母嶽山 능선에 홀로 선 당신 벌거벗은 몸으로 황산 낀 봄맞이 한다 봄은 오고 가지 않는 겨울 웅웅대며 계절을 다툰다 바람 불면 바위 움켜쥔 뿌리 가슴속 한 맺힌 세월 허공에 앙상한 가지 의식 속 메마른 인연 하늘에 날려 보낸다 당신은 재가 된 가슴...  
39 미운 사랑
moonkun
2013-02-09 1408
미운 사랑 겨울에 우는 나무가 있다 동풍冬風처럼 겨울을 향해 우는 나무가 있다 사랑 그리움 아니기에 봄에 우는 사람 있다 봄비처럼 봄으로 우는 봄사람 있다 돌아가지 않는 겨울 없음을, 돌아오지 않는 봄 없음을 떠난 사람 모르오니 돌아오지 않는 사람 모...  
38 장맛비
moonkun
2013-02-09 1315
장맛비 비가 오면 기억이 사라진다 뇌리에 진동으로 점묘되는 빗방울의 파문波紋 너의 모습 떠올릴 수 없다 잿빛 하늘에 흑색 포도鋪道 장맛비가 오면 모든 인연이 사라진다 대지에 복선으로 점화되는 인연의 파문波紋 너의 존재 떠올릴 수 없다  
37 기다림
moonkun
2013-02-09 1290
기다림 - 당신 없는 현실 당신이 나에게 올 때까지 시간은 그리움이 정지된 공간 안은 없고 밖은 사라진 죽음과 같다 나는 누구인가 당신 없는 순간은 누구의 시간인가 당신 없는 현실엔 희망도 없다  
36 버들 바람
moonkun
2013-02-09 1304
버들 바람 가진 것을 버리고 아침에 홀로 섰다 겨울은 길고 봄은 어두웠다 빛은 가늘고 햇살은 서늘했다 바람은 불어도 꽃은 피지 않았다 사랑은 그리움이 아니었다 버려도 없어지지 않았다 태워도 없어지지 않았다 아픔은 그리움이 아니었다 하늘은 청명하나 ...  
35 버드나무 아픔
moonkun
2013-02-09 1339
버드나무 아픔 너는 메타포다 눈에 띄지 않는 은유다 마른 잎을 안고 동지에 봄을 준비하는 계절의 그리움 비가 오면 비가 되고 눈이 오면 눈이 되고 바람 불면 바람 되는 계절의 자연自然 사랑도 물이 되고 미움도 물이 되고 체념도 물이 되는 계절의 무연無...  
34 이별의 아픔
moonkun
2013-02-09 1376
이별의 아픔 한 줄 두 줄 분열의 금이 가듯 타다 남은 신경이 하나 둘 단절된다 밤은 어둠과 격리되어 봄을 기다리지 못하고 긴 겨울의 의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별빛도 얼어붙은 호흡 가슴에 응어리진 탄식 하늘 저편 허연 보름달로 떠오르면 순간 숨을 쉬지...  
33 제3부
moonkun
2013-02-09 1327
...  
32 동해
moonkun
2013-02-09 1246
동해 그리워 달려와 본 동해는 바다가 아니었다 분신처럼 잊었던 짙푸른 세월 살아 꿈틀대는 지조志操였다 외로움의 끝에 만난 설움이란 이런 것일까 하얀 파도에 마음을 풀면 거품으로 부표하는 삶의 모습들 두려움이 있다면 오직 확인하는 것 한 순간도 해풍...  
31 의상대 일출
moonkun
2013-02-09 1456
의상대 일출 하늘가 만추의 서슬에 울던 해원海園 밤 사이 죽은 듯 피어오르는 연꽃 한 송이 난 초점 없는 허공에 동해의 감청紺靑 물을 들인다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며 밀려오는 파도 수억 년 포효하며 아픔 견디어낸 절벽 난 명암 없는 의식에 운명의 질서 ...  
30 연홍암紅蓮庵 공불供佛
moonkun
2013-02-09 1473
연홍암紅蓮庵 공불供佛 스님이 처자를 보고 목탁을 두드린다 목젖을 두드린다 죽여야지 사는 날까지 죽여야지 냉소하는 부처 앞에 내 목을 바쳐야지 목젖을 두드리는 내 목을 바쳐야지 파도가 운다 바다가 운다 하늘이 운다 밤이 온다 초점 없는 동공에 촛불 ...  
29 보길도
moonkun
2013-02-09 1305
보길도 - 잃어버린 꿈을 찾아 남쪽 ‘땅끝’에 왔다 빛의 파랑으로 끝없이 넘실대는 잿빛 바다 잃어버린 꿈이 있다면 이런 바다라 생각했다 고동 울리며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다 바다 위에서 바람 가르는 자신 보았다 나에겐 어떤 꿈이 있었을까 어떤 그리움이 ...  
28 남노송동 509번지
moonkun
2013-02-09 1388
남노송동 509번지 밤새 비가 오면 사람들은 감기에 쉬 걸렸다 아궁이 차오른 빗물 연탄불 식히면 새벽 싸늘한 방에선 기침소리가 들렸다 하늘 무서워 떠들 수 없었던 사람들 아침 밥상 곤로 불붙이는 가난의 나눔과 화장실과 세면대 등 돌리는 무심無心의 편리...  
27 토석단상土夕斷想
moonkun
2013-02-09 1241
토석단상土夕斷想 빛 스미어 오는 밀폐된 창문 틈으로 노을 밀려오는 저녁 되면 가끔 희미하게 구름 낀 하늘 볼 수 있다 낮은 빛으로 채색된 하늘에 그늘이 지면 손가락 마디에 사상寫像이 어려 반사되는 그리움 떠난 사람 잊을 수 없다 밤 새워 깨어 있으면 ...  
26 산사에 홀로 누워
moonkun
2013-02-09 1293
산사에 홀로 누워 마음은 한낱 희미하게 깜빡이는 별빛 같아 이름 없이 지새우는 하루 저녁 뒤척이는 가슴으로 탄식의 노래 부르는 것은 낮과 밤사이 멀고 긴 여로旅路에서 돌아와 가을 앞에 가라앉은 객심客心의 위안慰安인가 멜라닌 색향으로 물들은 계곡 기...  
25 우정
moonkun
2013-02-09 1287
우정 빛바랜 사진 보면 그리움 남는다 눈물로 얼룩진 기억 이렇게 만날 줄이야 그대 당신 친구 우리 모두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 있을까 가면 오지 않는 세월 그대 당신 친구 우리 모두 어디서 어떤 인연으로 살아 있을까 빛바랜 사진 보면 그리움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