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7.31 교육위원 선거, 무엇이 문제인가

 

글쓴이 이만석(열린전북기자)

*일 시 : 8월 24(목) 오후 6시
*장 소 : <열린전북> 회의실
*사 회 : 이문근(편집위원장)
*정 리 : 이만석 기자
*참석자: 가나다순
강 수: 지곡초등학교 학부모운영위원
배민경: 온고을중학교 학부모운영위원
염경형: 전주교대부설초등학교 학부모운영위원
임남규: 전국교직원노동조합군산초등지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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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1일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제 5대 교육위원선거가 끝났습니다. 우리지역의 교육계와 관계자들은 참교육의 가치를 잘 인식하고 바람직한 교육환경의 개선을 위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당선되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교육계의 진보세력인 전교조가 선거운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이유도 그런 바람과 개혁적인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한심했습니다. 전 현직 교육장출신 교육위원이 6명이나 당선된 반면 전교조출신 후보와 소수자 그룹의 후보는 모두 패배했기 때문입니다. 더욱 더 안타까웠던 점은 9명의 교육위원 중 4명의 현직교육장들이 가볍게 당선된 사실입니다. 집행부인 교육청의 정책과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해야할 교육위원회가 교육감이 임명한 공무원 출신들로 구성된다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과연 이분들이 자신에게 감투를 씌어준 교육감과 그 집행부를 올바르게 비판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떨떠름하기만 합니다.

그럼 이렇게 얼토당토 않는 선거결과가 어떻게 현실로 나타났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교육위원을 뽑는 선거절차가 허점투성이 선거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위원선거는 운영위원들이 뽑는 간접선거선제도 입니다. 그러다 보니 선거권을 가진 학교운영위원들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합니다. 바로 이런 구조의 선거제도에서 문제점이 불거집니다. 일정비율의 지지 세력이 결집되면 당선은 이미 따놓은 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간선제의 이점입니다. 자연히 어떻게 하면 좋은 공약을 세우고 실천하려는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학교운영위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일에 급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선거운동 기간과 선거하는 날이 지방선거와 따로 나뉘어 일반 시민들의 관심 밖에서 치러진다는 점도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현실에서 선거를 하고 경쟁을 하다보니 사전에 운영위원들을 자기편으로 매수하고 줄을 세우려는 부조리가 판을 칩니다. 이미 교육계에서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닙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교육위원 선거 1년 전에는 벌써 선거권을 가진 학교운영위원 선거자체가 과열된 양상을 띤다고 합니다. 아울러 차기 교육위원을 꿈꾸는 후보세력이 암암리에 선거활동을 시작합니다. 이와 같은 일이 비일비재 하다고 합니다. 모두가 직선이 아닌 간선제에서 벌어지는 문제입니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현직교육공무원이 후보로 나가는 일을 제지 하지 못하는 점입니다. 선거규정의 허점이지요. 그래서 현직 교육장들이 교육행정의 공백을 야기하면서도 교육위원선거에 나왔습니다. 교육위원선거가 지방의원 선거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요?

교육위원은 교육계의 국회의원으로 불립니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하는 기구이기 때문입니다. 예산과 정책을 심의하는 막강한 권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상임위원회인 도의회의 교육위원회에서 재심의를 거쳐야 하고 의결권도 집행부의 수장인 교육감에게 있지만 실제로 교육위원회에서 심의하고 결정한 사안은 교육감도 무시하지 못하는 효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교육위원들은 때에 따라서 인사권을 휘두르기도 합니다. 직접적인 권한은 없지만 집행부에 대한 압력을 행사한다는 말이지요. 이런 막중한 권한을 지닌 교육위원선거가 얼마 전에 있었던 제5대 선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열린전북>은 교육의 진정한 자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교육위원선거가 왜 이토록 어설프고 황당한 판국으로 치닫게 됐는지 알아보고 그런 문제가 벌어지게 된 상황까지도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잘못된 선거결과에서 비롯되는 폐단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공동체를 병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계의 문제라면 더욱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겠지요. 이번 7.31선거로 새롭게 짜여진 교육위원회가임기를 시작하는 9월1일부터 어떻게 활동할 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 <열린전북>은 교육위원선거의 주체라 할 수 있는 학교운영위원들을 몇 분모시고 위와 같은 문제를 토론했습니다. 아울러 최대한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교원위원, 지역사회위원, 학부모위원들 중에서 가장 객관적이라고 평가받는 학부모운영위원들을 모셨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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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열린전북> 편집위원장 이문근 입니다. 더운 날씨인데도 이렇게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번에 끝난 제5대 교육위원선거가 문제가 많습니다. 선거결과도 굉장히 편향됐고 당선자들의 이력도 한쪽에 쏠려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소중한 발걸음 하신 김에 각자가 느끼시는 생각들을 솔직하게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임남규: 안녕하세요. 전교조군산초등지회 사무국장 임남규 교사입니다. 처음으로 학교운영위원회에 나와서 교원위원으로 활동을 하다보니 여기저기서 안 좋은 모습들이 눈에 보입니다. 이번 선거결과도 굉장히 안타까웠습니다. 마침 교대에서 전교조교육을 돕다가 <열린전북>의 좌담회 소식을 듣고 오게 됐습니다.


배민경: 반갑습니다. 저는 온고을중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인데요.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교육위원 선거에 대해서 큰 관심은 없었는데 선거가 끝나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니까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당장 제 의견이 뚜렷하지는 않아서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염경형: 전주부설초등학교 운영위원이구요. 현재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에서 정책실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투표했습니다. 또한 진정성 있는 후보들이 낙선한 결과를 지켜보며 이래저래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도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물에 관한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 수: 지공초등학교 운영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운영위원을 보궐로 들어가 1년 해봤는데, 운영위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특히 학부모운영위원으로 나오신 분들께서 운영위원의 역할을 제대로 알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지방선거는 관심을 가질망정 운영위원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거죠. 현실적으로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능동적이지 못한 상태에서는 운영위원들이 할 일이 없습니다. 그것을 실감하며 이전에 교육감 선거가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뭔가 바꾸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남은 기간동안 더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1년 반 남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오늘 이 자리에서 이야기 되어 교육위원선거와 이에 따른 학운위의 문제점도 나란히 개선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나눠드린 질문서를 보십시오. 첫 번째 질문과 두 번째 질문을 묶어서 하겠습니다. 정부에서 2010년부터 교육위원 선거를 직선제로 하고자하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선거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선거를 하신 운영위원들께서 느꼈던 문제점을 말씀해주십시오. 예를 들면 간선제의 문제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하나는 선거기간이 너무 짧거나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없다든지,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내용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그러한 것에 대해 느낀 점이 있으면 한 가지씩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강 수 선생님 먼저 말씀해주십시오.

강 수: 제가 생각하고 있는 문제점은 일단 간선제에서 오는 폐해가 크다는 것입니다. 간선제이기 때문에 선거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간선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출마 합니다. 두 번째로는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현직을 가지고 나온다는 폐단이 상당하다는 것이지요.

사회자: 지금 9명의 교육위원 중에서 현직 교육자가 분 몇 분이세요? 그분들이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겠습니다. 현직을 그대로 두고 후보자 신분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상합니다.

패널들: 4분입니다. 전직 교육장까지 더하면 총 6분이 교육장 출신 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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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수: 그러니까 교육자뿐만 아니라 현직 교사인 사람들도 나올 수가 있다는 거죠. 다른 선거는 몇 개월 전에 공직을 그만두고 출마하는데 교육위원제도는 어떻게 된 제도인지 교육장도 나오고 교장도 나오고 교사도 나오니까 떨어지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까 난립문제도 있을 뿐만 아니라 간선제와 엮어져 문제점들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사회자: 염경환 선생님도 교육위원선거가 잘 못 됐다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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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형: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가야한다는 것에는 동의하구요. 큰 틀에서 보면 행정자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교육자치와 행정자치의 충돌이라고나 할까요. 현재는 거의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행정자치가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산심의회 의결권이라고 하지만 심의권만 있고 의결권은 도의원회에 있는 것이죠. 교육자치가 절름발이, 불구상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궁극적으로는 행정자치와 교육자치가 통합되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봤을 때 간선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자격제한을 교육경력으로 하는데요. 교육경력이 없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것에 참가하는 인센티브가 없다는 것입니다. 설령 차점자로 되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교육경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당선자가 갈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연령으로 따지거든요. 그런 부분이 일정수준은 교육의 전문성을 보장하는 부분에서 존재해야 한다고 인정하지만 교육경력이 유무가 교육위원의 전문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오히려 문호를 더 개방해나가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거제도에 있어서 선거법이 가지고 있는 제한적 요소, 선거권을 우리 운영위원들이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초적인 정보 등이 아주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선거권이 억압당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중요한 폐단이고, 제도 개선과 더불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강 수 선생님과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네요. 간선제의 문제점과 선거권을 가진 운영위원들의 고충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경력제한과 나이제한을 둔 후보등록상의 문제를 짚어주셨습니다. 지나친 자격요건이 과연 교육위원의 자질과 무슨 관련이 있냐는 문제제기였습니다. 배민경 선생님께서는 이외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배민경: 제가 생각했던 문제를 앞에서 다들 이야기하시는데요. 지금까지 운영위원을 제가 두 번째하고 있거든요. 학교에서 운영위원 구성 자체가 교장선생님이 끼어있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교장선생님이 계시니까 교원위원들도 교장선생님 눈치를 보고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죠. 교육위원 선거는 7월 31일에 했지만 현재 당선된 교육위원이 현직에 계셨던 교육장이다 보니까 2년 전부터 교장선생님께 로비를 다 했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사실상 그런 것들이 폐단으로 나타난 적도 있었어요. 왜냐하면 올해 3월에 운영위원을 선출을 할 때도 미리 전체 학생, 학부모들에게 통보를 했는데 그 때 나오고 싶은 운영위원도 있었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학교에서 제지를 받았다는 그런 이야기도 돌았거든요.

그랬다는 것은 이미 교장선생님께서 지역위원을 선발할 때에도 다 관여하셨다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교원위원은 교장선생님 눈치를 보고 학부모위원은 이미 아이들이 다니기 때문에 폐해가 없을지라도 반발의식을 발설하지 못합니다. 의사전달이 제대로 안됩니다. 저도 몇 년 동안 해보았지만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것 같아요. 그냥 있어야 하니까 필요한 학부모위원, 교육위원, 지역위원 해서 의례적으로 회의를 하죠. 회의를 할 때에도 자격이 없어요. 학교에서 이미 지정을 다 한 후 그쪽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들어놓고 형식적으로 회의를 하죠.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되고 운영위원들의 위치가 정립이 되지 않은 것 같아요. 교육위원이 교육계의 국회의원이라고 한다면 반드시 직선제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학교장이 운영위원에 합류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네요. 하긴 학교행정의 결정권자인 교장이 심의기구에 들어온다는 행위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임남규 선생님도 말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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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남규: 적극적인 활동도 하면서 학교의 현황도 자세히 파악해야겠다는 의도로 운영위원에 들어가긴 했는데 앞에서 말씀하신대로 선출부터 이미 비상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제 학교에서 이루어진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래 운영위원을 뽑을 때부터 뽑기 며칠 전까지 공부를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도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는 홈페이지에만 올려놓고 반응이 없다가 하루 이틀 전에 닥쳐서 안내문을 내보내는 겁니다.
위원을 뽑을 때도 지역위원을 학부모위원과 교사위원의 추천을 받아야하는데 교장선생님이 미리 세 명 정도 불러다놓고 이런 사람이 나왔다라고 어영부영 진행해버렸죠. 회의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학부모위원이나 교사위원들이 안건을 제시하거나 반대할 때에 심의권 밖에 없기 때문에 반대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체념이죠. 교장선생님도 항상 그런 식입니다. 하지만 학교위원에 관련된 법령이나 교칙을 보면 과반 이상이 반대를 하게 되면 시군교육청에 서면으로 보고하게 돼있어요. 그런데 운영위원회는 그것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 정도만 하더라도 교장에게는 엄청난 부담이거든요. 그렇게 보고하는 교장은 열에 한 둘 될까 말까 할 거예요.

또 3월에 학운위 운영위원 뽑을 때부터 교육위원 선거는 결판이 났다는 말이 딱 맞아요. 교사도 현직교사가 나오고 현직교육장도 나오는데 지금 선거법은 공직자는 선거활동을 할 수 없다고 돼있습니다. 선거법 자체가 모순투성이인거죠. 선관위도 조직에서 하는 것이니까 문제되는 것이 없다고는 하는데 현재 법과는 모순이 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어쨌든 그런 활동을 하면서 제가 알게 된 것은 기성권위에 의해 차별이 조장된다는 사실입니다. 전교조 쪽을 지지하는 쪽은 대부분이 민주노총, 시민단체, 시민연대 쪽에서 나오는 반면 이미 전현직 교장들은 자기사람을 1년 전에 불러서 다 결정해놨는데 어떻게 상대가 되냐는 말입니다. 선거의 의미가 없는 구조입니다.

강 수: 여기에 오신 분들이 전부 운영위원들 이시라 잘 아실 겁니다. 간과되어서는 안 될 부분이 뭐냐면 교육감이나 교육위원 선출을 위해서 학교운영위원회 자체가 상당히 파행으로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왜 운영위원회가 파행이 되었냐하면 운영위원회가 학교행정의 중심이 되지 않았다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기초를 닦아놓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제도 바뀌고 교육위원 잘 뽑아놓는다고 해서 교육이 잘 될 리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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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수: 운영위원회가 제대로 정착되어 학부모들이 능동적으로 학교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가리지 않고 전 학교에서 운영위원체계가 잘 돌아가야만 집행부의 견제도 되고 수평적인 교육풍토가 될 것입니다. 대학교 입시문제 파란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학교운영위원회가 그렇게 되어야 하는데 간선제 때문에 현직 교육장이 어느 학교의 지역위원으로 자기사람 심는 이런 행태가 벌어지고, 설혹 누구를 찍어서 운영위원이 됐다고 해도 선출되면 출석률이 저조합니다. 안나 와버려요. 운영위원들의 기본 의무가 참여인데 안 나오면 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이 사람들이 활동을 하는 영역에도 중점을 둬야할 것 같습니다.

또 조금 전 염경형 선생님이 말씀 하셨듯이 교육경력이 필수사항이라는 것도 문제 있습니다. 왜 문제가 있냐면 교육위원이 꼭 교육공무원이어야 하면, 대통령은 꼭 행정공무원 출신이어야 합니까? 이것은 교육청, 교육감을 감시하고 내용을 심의해야하는 것인데 왜 교육경력이 필요하냐는 겁니다. 학교경력이 아니더라도 행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들어갈 수 있다는 거죠. 이 문제의 본질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운영위원회가 파행으로 간다는 것, 학교운영위원회를 제대로 살려놓으면 쉽게 말해 교육위원선거도 어떻게 보면 간선제로도 살아날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은 표 찍기 위해서 학교운영위원회를 나오니까 학교운영위원회 의미가 없어져버리고 교육위원 선거도 개판으로 흘러가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뭐가 먼저냐고 따지기 전에 학교운영위원회가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싶습니다. 근본적인 쟁점은 교육위원에 맞추어진 것 같은데 더 본질적인 것은 학교운영위원회를 어떻게 살리느냐 그러면 교육위원문제는 자동으로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염경형: 교육위원선거나 교육감 선거의 폐단은 학교운영위원회의 활성화와 정착에 관련이 있다고 하셨는데 일단 이것을 좀 분리해서 논의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선거제도의 간선제문제는 계속적으로 문제만 됐거든요. 왜 이것이 극명히 나타날 정도로 문제화됨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왜 교육위원회 선거제도를 손질하려하지 않느냐, 저는 가장 핵심적인 것이 교육혁신위원회에서도 교육자치와 행정자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 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이미 직선제로의 움직임이 본격 가동됐다고 보입니다. 한마디로 올해 교육장이 대거 교육위원선거에 진출 한 것은 이것이 간선제의 마지막이라고 봤던 것이죠.

과거 전직 교육장이 심어놓고, 학교장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교직원들의 비율을 높여주는 부분이고 이래서 대표적인 것이 대개 전체가 7500명 정도 되는데 전주시만 하면 1500명이 됩니다. 교사위원들로 해서 얻을 수 있는 당선비율만 3,40%가 되는 것입니다. 선거에서 30%의 부동표가 있다는 것은 이미 당선이 결정됐다는 사실과 마찬가지인거죠. 현재 교육위원 선출 제도에 있어서의 마지막이라는 절호의 기회가 전현직 교육장위원들의 판으로 내 몬 셈 입니다. 또한 낙선돼도 돌아갈 자리가 있어서 자리 걱정을 안 했습니다. 평교사도 아닌 간부를 맡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 사람들이 전혀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사권이나 평점을 매기는 부분이 좌우되기 때문에 교사들은 은혜를 받는 교육장들한테 이미 표심이 나 있지요. 그런 면에서 올해의 결과가 아까 예측한대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봅니다. 결론은 공정한 선거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간선제가 가지는 문제점이 아주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짧은 선거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부터 선거운동을 하는 배경에는 교육권력, 교육의 권력화된 세력들이 그 권력을 조직화하고 선거에 최대한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런 문제점들이 많이 나타난 것 같은데요. 간단한 예로 혹시 교사 운영회위원이나 자기들이 누구에게 표를 찍어야하겠는가는 결정이 되었겠지만 나머지 학부모님들 같은 경우에는 판단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럴 경우에 교장이나 주위의 학연 지연을 통해서 어떤 청탁이 들어왔던 적은 없었습니까? 예를 들면 휴대폰이나 전화를 받았는데 누가 누구를 찍어달라는 사례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메시지 받아보신 경험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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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경: 명단으로 알게 된 분에게 전화가 왔었어요. xx중학교를 가려고 하는데 교장선생님 장점이 뭐예요? 라고 저한테 질문을 하는 거예요. 누구신데요 하니까 교육위원선거에 나올 간부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듣고 교장선생님을 만나면 훨씬 부드러울 것 같다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거예요. 장점이 뭐고 이런 칭찬을 하면 좋아할까요? 그런 도움을 구했어요. 이렇게 질문을 하는데 매정하게 거절 할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교장선생님의 장점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드렸는데 끊고 나서도 웃음이 나왔어요. 저희 교장선생님이 강의를 잘하시거든요. 대본 없이도 강의를 상당히 잘하십니다. 조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예요. 모든 청중들의 관심을 끌어가면서 강의를 하신다고 설명을 해드리니까 아주 고맙다고 하면서 인사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문자메시지도 많이 와요. 제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이미 1년 전에 이야기 다 되었다는 것과 현재 교장이 운영위원회에 속해있다는 것에 관한 폐단이 뭐가 있냐면 운영위원단을 통해서 현재 교육장이 당선이 되어야만 우리 학교에 어떤 영향이 있다는 것을 암시 한다는 겁니다. 그런 일이 좀 있었습니다.

사회자: 혹시 염경형선생님도 그런 전화를 받아 보셨습니까?

염경형: 저는 청탁이 담긴 전화는 못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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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여러분들 주변에서 또 다른 사례는 없었나요? 가벼운 청탁이지만 엄격히 따지면 선거법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선거의 본질을 흐릴 수 있는 행위입니다. 더욱이 이런 부조리가 학교장의 줄서기 인사와 연관 됐다는 점이 무섭네요.


강 수: 교육위원 선거법상에 지정된 설명회, 소견발표회, 공고물 내는 거 외에는 모든 것이 다 불법이거든요. 그니까 문자 메세지 보내는 거, 전화하는 거 이게 다 불법인 것이고, 교장선생님이 은연중에 그렇게 했다는 것은 고발을 하셨으면 선관위에서 포상금을 내릴 수도 있었던 거 같네요. 이번에 최고액이 5억원이니까 다 따져보면 50억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직접 후보에게는 두 번 받았거든요. 후보자의 부인이 전화를 했는데 제가 그분에게 말했습니다. 이거 불법선거운동인거 아세요? 그분이 크게 놀라시더군요. 그 자체가 불법선거운동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거고 전화를 했을 때 지지해달라고 했을 때에는 많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표현을 하죠. 현재 제한된 선거제도 하에서 전화해서 누구소개를 하고 지지해달라는 거 그 자체가 불법이라는 거죠. 문자메세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관심바랍니다 라고 예비후보가 보냈다면 불법입니다.

염경형: 하지만 그것을 신고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죠. 그런 불법적인 사례는 비일비재할거구요. 그런데 그것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느냐, 그건 아니거든요. 모든 후보가 다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시민단체에 있으면서 그것에 대해 불법사례를 발견하고 감시해야할 역할이고 또 선거권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면에서는 자책감이 들죠.


사회자: 그런 것 중에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불법행위를 신고할 때 자녀에 대해 어떤 피해가 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강 수: 제가 운영위원장을 맡았어요. 현직에 있는 사람이 지역위원 한 사람을 심었어요. 2004년에도 그런 것을 봤거든요. 2004년도에도 교육감 선거를 하기 위해서 학부모위원도 나오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저는 떨어져서 못하고 말아버렸는데 이번 2006년도에는 제가 어떻게 해서 됐는데, 보니까 지역위원을 교원위원들이 전부다 추천을 해요. 임실에 무슨 관리과장 한 사람, 어디 진안의 뭐 한 사람들 전부다 교육청 현직에 있는 사람이에요. 그렇게 해서 교육위원을 몇 사람을 추천했냐면 5명을 추천했어요. 그래서 제가 색깔이 너무 농후하고 어떤 교육장이 실질적으로 한 사람을 운영위원 시켜줘라 해서 우리 학교 온 사람이 있어요. 근데 그 사람이 운영위 구성할 때 뽑고 나서 회식이라도 하면 자기가 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저희 지곡초등학교는 절대 그런 일 없습니다. 그러고 나서 제가 학교에 운영위원장이 되기로 못 박았어요. 7월 31일 이전에는 운영위원에 15만원씩 쓰게 되어있는 건데 그것으로 한 번 밥 먹은 자리도 그전에는 없었습니다만 그 이후에는 있을 수도 있겠죠. 그건 천상 운영위원회 사람들이 가져가야할 돈이고 써야할 돈이니까요. 그래서 그 부분으로 이야기를 해보자라고 설문조사를 해보려합니다. 그렇게 못박아버렸더니 누가 밥 사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어요.



염경형: 불법선거운동이 비일비재한데, 올해 가장 큰 특징이 90%가 운영위원이 교체가 되는데 교감이 전 학교 운영위원회에 다 들어가 있다는 겁니다. 이건 뭐냐면 대개 학교장은 당연히 들어가고 교무부장이나 보직 없는 교사위원 두 명 정도가 들어가는데, 교감이 전학교에 다 포진하고 있다는 것은 교사위원들이 소극적이라고 표현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기능을 잘못했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는 교사들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의지가 녹아있습니다. 학교의지대로 학교를 운영해나가려는 하는 독선입니다. 그러니까 빅3가 다 들어가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선거과정에서도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3,40%를 먹고 들어간다는 것은 결과가 다 예측이 되어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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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저도 개인적으로 5월경에 어떤 음식점을 갔는데 거기에 제가 앉았던 테이블 옆에서 진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보니까 전북대학교 모 교수님이에요. 다른 분들은 교직에 있는 분 같아요. 그런데 선거에 관해서 우리 지역 우리 대학에는 누가 몇 명이 있고. 제가 들은 바로는 완전히 선거 전략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운영위원회 중에 몇 명은 우리 팀이고 저쪽은 누구 팀이고 이런 식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었거든요. 어때요? 실제로 편 가르기가 존재합니까? 이번 선거 같은 경우 전직 교대출신하고 사범대 출신 사이에 교육을 세력화하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줄다리기가 많이 부닥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남규: 교육위원선거가 전북에서는 네 권역으로 나뉘어 치러졌습니다. 특정 권역에서는 이런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교육장 출신이 중고에서 나온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뭉치는 겁니다. 심지어 군산 같은 경우에는 군산 중고 출신을 위주로 학맥이 가까운 쪽으로 표가 결집되는 거죠. 그렇게 해서 만약 200표라면 200표 중에 100표가 그렇게 60표, 40표 나눠먹기가 되는데 이건 비단 사범대 교육대 나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고리를 끊기 어려운 학벌체제 속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권역에서는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전체적인 문제는 아닙니다.

사회자: 제가 이런 것을 좀 느꼈어요. 교육의 민주화가 정말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 간선제 형식 때문에 교원운영위원회는 조직화가 가능한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입니다. 반면에 학부모나 지역교육위원들 같은 경우에는 실제 NGO나 사회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우리 교육개혁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실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토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교조 내에서도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자율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잖아요. 이번에도 교육위원 선출 때도 마찬가지였고 교육위원 선거에서도 그런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요, 실제 이번 선거에 어떤 평가를 내리고 싶으세요? 그리고 앞으로 교육의 자율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특히 이런 바람은 선거를 통해서 표출되고 실현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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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남규: 일단 교육위원 선거에서 권역에서 한 명씩 다 나왔는데 다 떨어진 것은 표면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을 떨어지고 붙었다는 측면이 아니라 전교조 출신이 나와서 이런 공약을 내세우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고 또 이런 기회를 통해서 조합원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아직은 그 정도로만 생각해도 충분한 의의가 있습니다. 발전시킬 역량이 있는 데에도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허망하긴 했지만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다고 평가를 내리고 있고 하지만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서 우려스러운 점은 사회 전체적으로 우경화되다 보니까 그런 보수화의 흐름에 선거결과도 휩쓸렸다고 보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저희들(전교조교사) 끼리 이번에 교육관리 출신의 사랑방이 됐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실망이 다음 선거에서는 엄청나게 클 것이라는 얘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임남규: 최근 전교조가 너무 투쟁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한 것을 좀 넘어서서 학부모들에게 다가서고 소외된 아동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이 접근해서 서로 돕는 관계를 좀더 넓혀야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들을 차근차근 해나갈 것입니다.

염경형:저도 진보개혁세력의 진출이라는 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환영하거든요. 그러한 면에서 전교조가 조직적으로 후보를 결정하고 대응했다는 부분은 의미 있게 봐야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높게 평가를 하는데 조직후보의 결정과정이라고 하는 부분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쳤는가에 대해서는 좀 내부적으로 생각을 해봐야할 문제이고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라는 것이 집단성으로 나타난 부분들도 있겠지만, 집단이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라고 해서 거기서 나온 후보가 개혁적이고 진보적이고 능력이 있는 후보냐, 거기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릴 수도 있는 문제이거든요.

저는 그런 면에서 일정 부분 반의 성공. 제도화된 부분에 대한 진출에 있어서는 성공이지만 실질적인 선출과정, 선정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조직후보라고 하면 조직의 입장을 천명하고 방향을 제시하는데 그것이 실제 변별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 부분에 있어서의 교권신장 쪽으로 간다든지, 학생의 인권신장인지, 학부모의 입장인지 이것이 전체적으로는 공약사항으로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전교조가 선거권을 가지고 있는 운영위원들에게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 작업 없이 조직후보 내서 하면 되겠다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지만 그런 면에 있어서는 상당히 비진보적이고 비개혁적이고 비조직적인 모습들을 전교조에서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조직후보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전교조운동이 노조운동이나 조합운동에 치우쳤던 것에 대한 평가의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봅니다.



강 수:전교조라고 하면 진보나 개혁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제가 지금 장애인 관련해서 전라북도 통합교육 도우미를 만들었거든요.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것을 좋은데 실질적으로 나 혼자만 진보적인 것은 항상 혼자 그렇다는 겁니다. 아까 임남규 선생님이 학부모에 다가설 수 있는 것을 말씀하셨는데, 진짜 진보라면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학부모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가,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이 사람들도 돌아온다는 거죠. 투쟁하자는 얘기는 입바른 소리일 수도 있어요. 전교조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정말로 학생, 학부모에게 다가설 수 있는 일을 교직에서 하게 되면 언젠가는 자동적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이게 진보교육이고 개혁이지 당장에 나와서 우리는 진보세력이니 찍어주면 어디를 개혁 하겠다 는 생각은 어불성설입니다. 변화는 바라되 실제로 혁명적으로 뒤집어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을 우경화라고 표현하신 것 같은데 진짜 개혁은 조용히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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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예, 감사합니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교육의 주체는 누구일까. 그 주체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면에서 학부모 교육위원들께 이런 질문 드리고 싶어요. 우리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선거도 한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우리 교육을 선진화시키고, 교육권리를 우리가 되찾을 수 있는 창구로서 교육위원회가 상당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지금까지 교육위원회 선거를 좀 멀리 했던 것 같은데 잘 못 판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선거뿐만이 아니라 교육의 실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학부모의 역할이 굉장히 탄탄해질 것 같습니다. 한 마디씩만 좀 해주시겠어요? 어떻게 교육위원회를 바꿀 수 있는가? 그것을 통해서 우리 교육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가? 그것에 대해 한 마디씩 부탁드립니다.




배민경: 사실상 운영위원 아닌 학부모들은 운영위원회라는 제도가 있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일거예요. 조금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운영위원이 역할을 제대로 못합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올라가면 학부모들이 학교에 관심이 없어요. 우리 아이가 학교 가서 공부만 잘하면 이상 없다고 생각하시죠. 그런 반면에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학부모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철 든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가 운영위원이 되는 것을 꺼려해요. 아이들이 학부모들이 학교 오는 것을 싫어하니까 학교에서 주는 통신문(운영위원 선출공문)도 안 가져다주고 그냥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니까 안내문 같은 것들은 우편물로 직접 보내주면 좋겠고, 알아야 교육위원 선출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도 내고 건의도하죠. 아이들의 이런 미묘한 생각까지 파악해야 합니다. 학부모들도 잘 몰라서 그러니까 학교에서는 일단 운영위원회에 대한 홍보가 제일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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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형: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어요. 학교발전을 위해서 학부모들이 가져야할 자세가 있고 학교 운영위나 주체가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교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겠죠. 제가 학교운영위원회를 했을 때 제 자녀를 위해서 했지만 그 모든 행위에 참여한 데에는 우리 자녀라고 하는 폭넓은 사고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운영위원을 하게 되면 선생님들이나 학교에 관심도 많이 갖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부분에만 집중하면 안 될 것 같고, 학부모들의 경우에는 자녀들이 내 자식뿐만 아니라 남의 자식도 우리 자식들이 어떤 환경, 학사일정 속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사고가 있어야할 것 같아요.

강 수: 학교운영위원회가 학부모들이 참여안하고 불성실하다고 여러 가지 얘기를 하는데, 저는 무엇보다도 교육환경이나 여건을 개선해나가는 데에 있어서 교직원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이 열린 마음을 가져야죠. 그리고 학부모들이 참여해서 함께 이끌어나가는 것이 학교운영이고, 학교를 발전시키고, 자녀에게 교직원들이 잘 할 수 있다는 사고를 가지면, 정말 소극적인 학부모들을 적극화시키기 위해서 정보도 제공하고 그들을 끌어낼 수 있는, 만날 발전기금 모집하려고 그제야 연락하고 환경미화정리할 때만 부를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학교운영과 발전에 있어서 보탬이 되는 정보제공이나 학부모의 역할, 세미나 등을 교직원들이 실행해야 한다고 봐요. 그랬을 때 주체로서 나설 수 있는 거죠. 마지막 한 가지는 학생들의 문제입니다. 학생들의 요구를 어떻게 수렴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창구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물론 학생위원회, 학생회가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학교운영위원들이 학생들과 직접적인 대화를 통한 창구를 마련하면 의사소통이 이루어져 학교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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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임남규 선생님께서도 한마디 해 주세요.



임남규: 3월에 교육위원 선거는 3월에 결정이 났다는 설명에서 큰 학교는 그나마 나은데 작은 학교는 교원위원 세 명, 학부모위원 세 명, 지역위원 한 명 이정도 지역이라 할 때 교장, 교감, 교무 들어가고 지역위원 나온 후보들 들어가면 작은 학교는 다른 운영위원들이 힘을 못 씁니다. 학운위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느냐는 것은 초등학교는 모르겠지만 중학교부터는 학생참가권, 의결권을 행사하지는 않더라도 학생참관을 의무화시키면 가서 한 마디도 안하는 학부모는 안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운영위원회 관련 법규로 O X 퀴즈라도 해서 일정 이상 조건이 안 되면 못 들어오게 하는 것도 일시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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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남규: 사실 학교에서 제일 문제는 교직원들이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사실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게 아닌데 하면서 발언을 안 해요. 괜히 문제를 말하면 시간만 끌고 피곤해지죠. 그것도 제가 양심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의 경우 특히 교장의 의지에 반하는 말을 한 번 하게 되면 계속 불러요.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자꾸 불러서 왜 그런 말을 하느냐 라고 주의를 주니까 나중엔 귀찮아서라도 할 말을 못해요. 저처럼 전교조 활동을 한다는 사람도 괴로운데, 다른 교원들이 얘기를 하겠어요?

임남규: 그 정도로 학교가 경직돼 있다는 것이 가장 문제구요. 초등학교는 그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고, 학운위 구성에서도 그러한 형태로 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학벌구조가 순차적으로 이어져있다는 점입니다. 아직은 전교조에서도 시민단체에서도 선결과제로 내세우지는 않는데 곧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대학을 평준화 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대학들이 서울대, 연고대로 등급을 정하는데 누가 안 맞추겠어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초등학교가 살아있는 중학교 입시가 없기 때문입니다

임남규: 학교를 위해서 학교에 문제가 있다고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은 전교조 활동이라도 하는 사람 중에서도 일부일 것입니다. 저도 아직은 젊어서 그런 탓인지 뭔가 열심히 하고 싶은데 주변에서 받쳐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이런 자리를 통해서 학운위도 활성화되고 교육이 좀더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서 잘 운영이 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직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다들 관심들이 있으시고 현재 활동을 하시기 때문에 학운위에 대한 문제점들은 잘 알고 계시고 그것을 배경에 깔아놓고 잘 말씀 해주셨는데, 현재 교육위원이 학교운영위와 교육위원회는 상당히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그분들이 하는 게 집행부를 감시, 비판하고 예산도 의결까지는 아니어도 심의까지 가고 있는데, 이런 분들을 뽑는데 부조리가 많이 드러나는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들을 앞으로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 그런 대안이 있다면 한 가지 말씀해주시고, 실질적으로 운영위원회의 존재를 바탕으로 교육위원들이 당선도기 때문에 운영위원회의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사실 더 따지고 들어가면 교육위원들과 부실한 선거제도를 견제할만한 장치가 저희에게 없는 것 같아요. 일각에서는 주민소환제도 등이 논의가 되고 있는데, 이 교육위원들을 직접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염경형: 모니터링의 문제인데 이것은 현재 교육단체나 교직원노동조합이 어떻게 교육위원 상을 정하고 교육위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냐에 달려있어요. 지금처럼 교육재정이 완전히 씨가 말라가는 열악한 조건이 있는데, 우리 자녀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그런 교육환경이 닥치면 교육위원들이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해요. 그렇게 하려면 교육관련 단체나 학부모, 학부모가 아니어도 교육NGO들이 그것을 만들어서 전문적으로 감시, 견제하는 제 3의 조직들을 체계화 했으면 좋겠습니다. 올곧은 교육위원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단체에서 방향제시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 운영위원들이 거기까지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전주시의 경우 시단위에서 현재 학교운영회장협의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위원회를 견제하기 위해 이들의 존재를 제도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어떻습니까?

강 수: 잘 모르겠지만 있긴 한데 거의 정치세계에 의해서 움직여요. 그것이 정치화되다보니까 실제적으로 운영위원회가 이것을 대안으로 해결하기에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학운위에 들어가서 활동을 해보니 운영위원들이 내가 가면 선생님들이 우리 애를 잘 봐주지 않을까 이렇게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란 말이에요. NGO성격의 비판 감시할 수 있는 단체가 있어야 합니다.

강 수:어떤 사람들은 지역위원 임기제를 폐지해서 항시 운영위원을 해야겠다는 거예요. 어느 학교 나가서 운영위원장을 해야겠다는 겁니다. 이런 사람이 있어요. 이상한 발상을 가진 사람. 그 사람이 전주 시의원 됐던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거기 판치고 있다보면 NGO들이 감시하겠어요. 어림없는 소리지요.

사회자: 운영위원회가 비판기능을 갖는 NGO가 되자는 게 아니라 교육행정에 대해서 비판, 감시할 수 있는 교육관련 시민단체가 새로 만들어져야 된다는 겁니다.

염경형: 몇 개가 있는데 실질적으로 저하된 상태이고 유일하게 늘푸른 교육위원대라고 해서 교육위원 선출하는데 공개토론회를 가지고 있더군요. 그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를 봤더니

패널들: 거기도 문제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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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형: 이번 선거 같은 경우는 최악이라는 거고, 다른 곳은 민주적 절차, 개혁이야기 나오는데 가장 보수화된 선거규정으로 대표자를 뽑는 제도가 교육위원, 교육감 선거라는 말입니다. 후보는 정당도 없습니다. 기본적인 정보제공도 없고, 이런 풍토에서 현재 교육장들이 모든 정권을 다 휘두르는 형태이기 때문에 교육위원은 교육위원들의 공로를 위한 자리로 된 것입니다. 구성도 결과도 그렇게 된 거구요. 전라북도만 그런 것이 아니거든요? 전국적으로 똑같은 현상인데 그 부분들이 이것이 계기가 돼서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배민경: 제 생각은 운영위원회가 실권이 없다는 거죠. 왜냐하면 학교 교직원들도 교장선생님 눈치 보느라 이야기를 못 하잖아요. 그렇듯 지금 운영위원회에 교장선생님이 끼어있다 보니까 운영위원장이 교장선생에게 이미 다 매수가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운영위원장이 운영위원회를 위한 본래의 역할을 잘 할 수 없어요. 이미 교장선생님한테 모두 코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운영위원장도 따라갈 수밖에 없고 끌려갈 수밖에 없다보니까 운영위원자체가 활성화가 안 되고 꼭두각시 노릇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운영위원에서 교장이 제외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사회자: 학교장이 끼어있는 학운위는 정치성을 띌 수밖에 없다는 말이죠?

염경형:보직 교사들은 운영위원들이 될 수 없도록 하고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게 정당인들은 운영위원들이 될 수 없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배민경: 그 사람들이 학부모라면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염경형: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정치화된다는 것이 비극이라는 거죠. 만약 선진화돼서 그것까지 견제할 수 있으면 모르겠는데 모두 시의원 기초의원이 되기 위해서 무조건 학교 운영위원 가는 것이 기정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정당인들의 운영위원 참여를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여러 논의가 오고갔습니다. 학교운영위가 변질되면 곧바로 교육위원들의 꼭두각시가 된다는 의견도 인상적이었고 또한 집행부인 학교장과 교감의 운영위자격박탈도 설득력 있게 들렸습니다. 오늘 여러 얘기와 반론이 오고가다보니 자연스레 대안도 제시가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임남규 선생님 말씀만 듣고 끝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남규: 제가 전교조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됐는데 교장선생님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전교조에서 하는 정보공개청구였습니다. 일반 학부모나 시민단체들이 의혹이 있다고 느껴지는 사안을 수시로 청구할 수 있고 또한 그 채널을 다양화하면 좀더 투명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방학 전 6월 20일 경에 학운위를 했어요. 안건 나온 것 중에 교장선생님이 중국 쪽과 자매결연을 하셨어요. 이번엔 갑자기 또 호주로 자매결연을 하신다고 출장을 가신다는 겁니다. 그것을 학운위에서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제가 학교예산 없어서 다른 예산 자르는데, 그것을 꼭 학교 예산으로 가셔야 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마구 화를 내면서 학운위는 심의기능 밖에 없고 자신이 교육청에 가면 다 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무마하고 결국은 가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 내용을 학교운영위원회 게시판에 올려서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 한 달 뒤 쯤 보시고 교감선생님을 통해서 지우라고 했습니다. 제가 말을 안 들으니까 학년부장 통해서 다시 얘기하고 어쨌건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런 면에서 견제할 수 있는 제도의 턱을 낮춰서 큰 단체가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이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자: 제가 오늘 좌담회를 하면서 느낀바가 큽니다. 교육현장이 비뚤어져 있다는 사실도 다시 한 번 상기했습니다. 참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율권이 필요한데, 그것은 운영위원 그리고 일반시민의 역량과 결집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런 논의가 전북지역의 교육풍토 변화에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