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인 랩 미팅을 위해 (Designing Productive Lab Meeting)

 

 

이 글은 The American Society for Cell Biology Newsletter 19986월호에 실린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버클리 분교의 번사이드 교수님 (Beth Burnside) 의 글로서 원문은

 

http://www.stanford.edu/group/cancerbio/ascb%20career%20advice.pdf

 

에서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한번 번역을 해 보았습니다. 현장에서 실험에 종사하는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나 박사후연수과정에 있는 박사님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과학이란 새로운 것을 발견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발견한 것을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랩 미팅은 이 두 가지를 훈련 시켜주는 근본 토대가 됩니다. 젊은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실험 결과물을 다른 동료 과학자들에게 확신 시켜 주는데 필요한 과학적 엄격함을 배우는 장소이며 또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며 올바르게 처신하는 방법을 배우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학습은 학생들에게 실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발표할 것인가, 충고나 비평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대응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순발력 있게 즉석에서 판단할 수 있는가, 방법론적인 한계를 인정하고 과학 윤리에 대해 존경심을 표현하는가 하는 방법들을 지도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습니다. 이상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런 것들은 자신의 실험 기술에 대한 확신과 과학과 과학자들에 대한 존경심으로부터 나옵니다.

 

랩 미팅의 이점은 수만 가지에 이르지만…… 랩 미팅에서 발표할 때는 각각의 실험실 구성원들이 한발자국 물러서서 그 동안 축적된 실험 결과를 재검토하고 자신들의 실험 계획에 대한 정당성을 다시 물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작업 그 자체만으로도 자신의 실험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과 우선 순위 결정에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가 있습니다.

 

 

효과적인 비평은 일종의 섬세한 예술과 같은 것입니다. 즉 랩 미팅에서 이렇게 한다는 것이 꽤나 어렵다는 이야기이죠. 실험실의 모든 구성원이 솔직하게 충고를 해주고 실험 결과의 유효성과 해석에 대한 단서를 서로 공유하여야만 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험실의 구성원들은 현재 토론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홈 팀인 것입니다. 따라서 발표자가 다른 곳에 가서 고생하기 전에 홈 그라운드에서 충분히 단련을 받게 하는 것이 같은 실험실 구성원들의 의무인 셈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젊은 과학자들은 자신의 발표 능력에 대해 조금씩 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고요. 따라서 실험실의 모든 구성원들은 상호간에 이와 같은 충고를 서로 주고 받아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 의무로 생각하여야 합니다. 이때 충고의 내용은 반드시 과학적인 문제나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의견교환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방법에 국한되어야 합니다.

 

충고를 하는 방법은 아주 큰 중요성을 갖습니다. 비평은 반드시 방법론이나 과학적 내용 그 자체에 제한되어야 합니다. 같은 실험 구성원에게 비평을 하는 것은 발표자를 개인적으로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과학적인 면이나 실험상의 세부 문제에 존재하는 문제점들을 밝혀내는 기술을 습득하게 만들어 줍니다. 빈정대는 태도나 지나친 공손함 따위가 들어설 자리는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이런 태도가 보인다면 사람들은 입을 다물게 되고 실험실내의 협조적인 분위기는 감소될 것입니다. 결국에는 실험의 효율과 생산성에 큰 해를 끼치게 되는 것이죠. 중심 연구자 (PI: Principal Investigator) 나 실험실내의 고참은 윤리적인 면이나 실험의 엄격함에 대한 기준뿐만 아니라 예절 바름에 대한 기준까지 제시함으로써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모든 실험실에서 랩 미팅에 관한 전반적인 개념은 동일하더라도 랩 미팅의 세부적인 구성은 실험실 마다 다릅니다. 전체 실험실 구성원은 의무적으로 랩 미팅에 참석해야만 합니다. 미팅 시간은 대략 1-2시간 정도가 일반적이죠. 때때로 그룹 토론이 벌어질 경우 시간을 정해 놓는다는 것이 무의미 할 때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랩 미팅이 회의실에서 열리지만 때로는 실험실에서 열릴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발표자는 요청이 있을 경우 쉽게 자신의 연구 자료를 추가로 꺼내 보여 줄 수도 있고, 특정 장비나 실험 세팅 혹은 컴퓨터 상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중심 연구자 (Principal Investigator)는 정기적인 짧은 경과 보고와 다소 띄엄띄엄 있는 정식 발표를 섞어 가며 랩 미팅을 준비합니다. 경과 보고의 경우는 실험실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실험 진도에 대해 각자 발표를 하며 상호 충고나 비평을 통해서 연구의 큰 방향이 어긋나는 일이 없도록 도와줍니다. 반면에 정식 발표의 경우 저널 클럽처럼 논문을 읽고 와서 함께 내용을 토론하거나, 연구 전략을 짜거나 실험 결과에 대한 중요한 평가를 하게 됩니다. 이런 정식 발표는 과학자로 하여금 자신의 발표 능력을 개선하며 보다 성숙한 모습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종종 이런 정식 발표는 비슷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다른 실험실과 함께, 공동 미팅 형식을 통해서 이루어 지기도 합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발표자는 다수의 청중들 앞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발표를 마치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대개 많은 실험실이 이와 같은 2가지 다른 형식의 발표를 격주간으로 번갈아 가면서 실시합니다. 즉 한 주는 각자가 5-15분 정도 자신이 수행한 실험의 성공과 실패를 발표하며 전 실험실 구성원이 함께 토론을 하는 데이터 발표 시간을 갖고, 다음주는 저널 클럽이나 아니면 한 명의 발표자가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좀더 심도 있는 발표를 하거나 합니다.

 

경과 보고의 경우, 발표자는 오버헤드나 파워포인트를 사용해서 직접 자신의 자료를 발표합니다. 만약 지난번 발표 이후 추가적인 실험 결과가 없다면 발표자는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실험 계획이나 아이디어, 혹은 가설들을 발표할 수 있습니다. 일부 중심 연구자 (Principal Investigator)는 발표자로 하여금 발표 내용을 요약해서 랩 미팅 전에 실험실 구성원들에게 미리 나눠주도록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서 발표자는 자신이 발표할 내용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고, 실험실의 동료들도 미리 주제를 생각해 보고 랩 미팅에 참석할 수 있게 되며, 마지막으로 실험의 경과에 대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중심 연구자 (Principal Investigator)는 아예 일년에 한번씩이나 두 번씩 정식으로 경과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 할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때 경과 보고서에는 문헌 조사, 연구 성과, 토론 내용, 실험 계획들이 모두 포함 되어야 합니다.

 

중심 연구자는 이런 내용들을 분석, 검토한 뒤 비평할 거리는 비평을 해서 실험실 노트 철에 보관을 해 놓죠. 이 실험실 노트나 경과 보고서는 실험실의 중요한 역사적 자료 역할을 하기도 하고 나중에 학술지에 논문 제출을 준비하거나 학위 논문을 준비할 때 도움이 되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널 클럽은 일반적인 랩 미팅의 중요한 구성 요소입니다. 최근 논문을 분석함으로써 젊은 과학자들이 정식 발표를 연습해 볼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고 전체 실험실 구성원들로 하여금 최신 관련 문헌을 숙지하도록 도와주며 다른 과학자들의 관찰과 해석에 대한 비평이나 평가를 연습해 볼 기회를 갖게 해 줍니다.

 

랩 미팅은 학술적 과학 문화 (the culture of academic science)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특징이며 젊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훈련의 기회를 갖게 하며 각각의 실험실로 하여금 최적의 연구 성과를 얻도록 박차를 가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랩 미팅은 각 실험실이 자신만의 독특한 학술 특성을 갖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새로운 사실의 발견과 랩 미팅을 통한 건설적인 조언을 얻는 과정을 강조함으로써 실험실 구성원 모두는 보다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이게 탈바꿈 하게 되며 과학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점점 더 즐거운 일로 바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