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이가 벌써 쉰중반을 넘기다 보니,

가끔은 지난 날들을 반추하며 내 삶의 교훈들을 되새기는 시간들이 많아집니다.


내가 좋아하는 명상가들 중에

오쇼와 케넌 같은 선각자들은 "삶은 영혼을 위한 학교" 라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은 살아있는 동안 영혼을 위해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그 이유는 영혼은 오직 육체를 통해서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영혼은 영혼 그 자체로는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할 겁니다.


그럼 왜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가?

너무 고전적인 질문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답 또한 너무 고전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윤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


그럼 윤회란 무엇인가?

이것 또한 너무 고전적인 질문일 지도 모릅니다.


영혼의 활동, 즉 생명을 통한, 끊임없는 삶과 죽음의 반복성.

즉 이전의 삶의 원인이 다음 삶의 결과가 되고,

또, 다음 삶의 원인이 다시 그 다다음 삶의 결과가 된다는 

이 끊임없는 반복성, 재귀성을 윤회라 합니다.


그리고 왜 윤회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당연히, 그 윤희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윤회를 벗어나는 원리도, 당연히, 그 윤회 안에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첫번째 사업을 진단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2011년 2월 25일 (주) 프로트시스템을 설립했습니다.

한1년반 정도, 반짝 일을 진행을 하다가,

나머지 시간은 지지부진하게 버티디가,

5년만에, 2015년 12월 28일, "드디어", 폐업신고를 했습니다.


이 사업을 실패한 여러가지 원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사람들의 진면목을 경험하게 됩니다.

량과 질적인 면에서 사람들의 가치와 능력과 성품을 체험하게 됩니다.


나이와 직급 및 전문성을 떠나서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는 지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우리가 힘들었던 것은

우리가 한 약속을 우리 스스로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Gone-by is gone-by."

지난 일들은 지난 일들입니다.


하지만 똑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비전이 필요하고

기술이 필요하고

자금이 필요하고

장비가 필요하고

공간이 필요하고

수요자와 경쟁사 등에 대한 시장조사와

제품의 양산과 판매와 공급에 대한 방법과

경영, 관리 및 운영 등에 대한

총체적인 체계와 시스템이 구축되고 작동되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벤처 정신'과 '사람' 입니다. 


벤처사업은 어려운 것입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그런 '쉬운' 사업은 벤처사업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안전하게 대를 이러 물려 받는 사업은 벤처사업이 아닙니다.


벤처사업는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 내는 사업입니다.

역으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들은 벤처가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하다보면, 난관에 부딛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중 가장 힘든 일은 '사람'과 관련된 일들 입니다.


누구나 말하는, 편리와 이해라는 현실에 따라가면, 벤처의 '미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누구나 고민하는, '나'와 '개인'이라 현실과 타협하면, 벤처의 '우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살아가면서,

사람에 대한 신뢰와 희망과 이상이 있다면, 어려운 일들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벤처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벤처 정신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벤처 정신은 벤처하는 우리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벤처 정신은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신념의 결정체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쉽게 벤처'사업'을 한다고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누구나 쉽게 R&D한다고, 산학연한다고, Spin-Off 한다고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의 세금을 함부로 가져다 쓰면 안됩니다.


내가 나에게 급여를 주면서 일 할 정도로 편한 사업은 벤처가 아닙니다, 공적 자금일지라도.

내가 아무리 일을 많이 해도, 내가 나에게 줄 여유가 없는 상황이 지속되어도, 끝까지 견딜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어디에 가서 벤처 '좀' 했다고,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내 제품 마케팅 제대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스톡옵션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고, 현실화 시킬 수 있습니다.

이 정도가 되어야 캐피탈들이 투자한다고 상담할 기회라도 줍니다.


그래서 사업은 "도전"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안되는 것을 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벤처정신과 그런 "사람"들 입니다.


나는 이번 사업에서 실패를 했습니다.

그런데 실패했다는 그 자체보다 더 실패한 것은

바로 '그런' 사람들과 일을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이 정도의 수준에서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는 것이

다음에 다른 사람들과 성공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실패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뼈 아픈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나와 같은 비젼과 꿈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이 세상엔 돈 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벤처' 사업을 하는 순간부터

'벤처' 사업에 몰입할 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

우리는 우리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그 '희망'

그리고 그 것을 위해 같이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그 '믿음'

그리고 그 희망과 믿음으로 미래가 바로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그 '이상'.


나는 그들과 함께

바로 이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의 가장 근본이 바로 우리,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실패를 해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앞으로 여기에는

우리(?)의 사업이 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는 지에 대한

그리고 후회할 수 밖에 없었던 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이것이 첫번째 사업-윤회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다음 사업-윤회를 통해서,

우리(!)의 사업이 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지에 대한

그리고 후회할 것도 없을 건 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새로 기록으로 남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