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파라독스가 된 시인

 

우리는 가끔 무결성無缺性을 꿈꾼다

 

하늘보다 투명한

공기보다 시원한

풀잎보다 짙푸른

사람보다 따뜻한

그리고

철학보다 명쾌한

건전성健全性과 완전성完全性을 꿈꾼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순의 집합체集合體

 

우리는

거짓으로 진실을 말하고

폭력으로 비폭력을 주장하고

학대와 무관심으로 참사랑을 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는 이런 가치를 부정하고 싶었다

 

나는

거짓은 거짓이라고

폭력은 폭력이라고

학대와 무관심은 단지 학대와 무관심이라고

진실과 비폭력과 참사랑을 말하고 싶었다

 

즉 모순으로 모순을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진실은 거짓의 거짓을 낳고

비폭력은 폭력의 폭력을 낳고

참사랑은 학대의 학대, 무관심의 무관심을 낳을 때

 

나는

모순으로 모순을 증명하는 그 자체가

또 다른 모순임을 증명하는 메타-파라독스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