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절대각>
- 문 리
거울 앞에서
X가 Y에게 묻는다, Y는 누구냐고
Y는 X에게 말한다, Y는 X라고
역으로, 거울 속에서
Y가 X에게 묻는다, X는 누구냐고
X는 Y에게 말한다, X는 Y라고
하지만
X가 X에게 자문한다, X 자신이 누구냐고
X는 Y라고 자답할 수 없다
Y가 Y에게 자문한다, Y 자신이 누구냐고
Y도 X라고 자답할 수 없다
결국
X는 오직 Y를 통해서만 존재하는 X
Y는 오직 X를 통해서만 존재하는 Y
결코
거울 앞에선, X는 스스로 X일 수 없다
거울 속에선, Y는 스스로 Y일 수 없다
거울의 절대각에선
누구도 스스로 누구일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절대각을 통해서만 존재하는 우리
거울 앞에서
X가 Y에게 묻는다, 우리가 누구냐고
Y는 X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라고
역으로, 거울 속에서
Y가 X에게 묻는다, 우리는 누구냐고
X는 Y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라고
그리고
X가 X에게 자문한다, 우리 자신이 누구냐고
X는, 비로소, 우리 Y라고 자답할 수 있다
Y가 Y에게 자문한다, 우리 자신이 누구냐고
Y도, 비로소, 우리 X라고 자답할 수 있다
결국
X는 오직 우리 Y를 통해서만 존재하는 우리 X
Y는 오직 우리 X를 통해서만 존재하는 우리 Y
결국
거울 앞에선, 우리 X는 스스로 우리 X일 수 있다
거울 속에선, 우리 Y도 스스로 우리 Y일 수 있다
거울의 절대각에서, 우리는 항상
스스로 존재하는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2018-07-09)
(2019/02/23)